"증권사 앱 없이 테슬라 사는 세상"…'텔레그램'에서도 美 주식 산다
뉴스1
2025.12.04 15:28
수정 : 2025.12.05 10:38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미국 대형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거래소 크라켄이 '주식 토큰' 발행사 백드파이낸스(Backed Finance)을 인수하면서 주식 토큰 거래가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메신저 텔레그램이 크라켄 및 백드파이낸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주식 토큰 거래를 지원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텔레그램을 통해 '주식 토큰'을 거래하는 방법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이면서 국내에서도 주식 토큰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크라켄이 백드파이낸스를 인수하면서 가상자산과 '주식 토큰' 거래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도 크라켄은 주식 토큰 거래를 지원했으나, 이번 인수로 청산 및 결제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할 수 있게 됐다.
백드파이낸스는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토큰화한 '엑스스톡스(xStocks)'를 출시한 회사다. 엑스스톡스는 애플, 테슬라 등 미국 주식을 1:1 담보로 해 발행된 토큰으로, 기초 자산은 스위스 은행을 비롯한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해 관리된다.
이 엑스스톡스는 현재 텔레그램의 가상자산 지갑을 통해서도 매매가 가능하다. 텔레그램 월렛(지갑)은 지난 10월 초부터 백드파이낸스 및 크라켄과 협력 관계를 맺고 엑스스톡스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메신저 앱 안에서 '주식 토큰'을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거래는 테더(USDT) 등 가상자산으로 할 수 있으며 주식 티커는 기존 주식에 소문자 'x'를 붙인 'TSLAx' 형식이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인지도를 높이는 추세다. 현재 각종 투자 커뮤니티에선 "복잡한 증권사 앱 없이도 미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텔레그램 주식 토큰 거래를 소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소액투자(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점 △365일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점 △현재는 수수료가 무료인 점 등을 이유로 텔레그램 주식 토큰 거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투자자는 "주식을 토큰화했기 때문에 커피 한 잔 값으로 테슬라나 애플 같은 미국 우량주를 보유할 수 있다"고 해당 투자 방법을 소개했다.
국내서도 '주식 토큰' 논의 급물살 탈까
이처럼 해외에서 보편화되고 있는 주식 토큰 거래가 국내에서도 유명해지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술품, 부동산 등에 대한 소유권을 쪼개 거래하는 조각투자가 '토큰증권'으로 입법화 단계에 있을 뿐, 일반 주식을 쪼개 거래하는 '주식 토큰'에 대한 논의는 부재한 상태다.
다만 논의가 움틀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됐다. 이미 투자자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주식 토큰을 거래하고 있어서다. 투자자들이 실제 주식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주식을 기초로 하는 토큰만 보유하는 것인데다, 이와 관련한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규제당국이 방향을 잡아야 할 전망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9월 말 '한국 자본시장 콘퍼런스 2025'에서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자본시장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며 "한국거래소는 '전통 자산의 토큰화'와 '디지털자산의 증권화' 두 개의 큰 흐름에 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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