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상사' 무진성 "듀스 故김성재 참고해 90년대 스타일 완성" ①
뉴스1
2025.12.04 15:31
수정 : 2025.12.04 15:31기사원문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달 30일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극본 장현/ 연출 이나정, 김동휘)가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태풍상사'는 1997년 IMF 시절,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의 사장이 되어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이준호 분)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최종회가 10.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무진성은 이런 표현준을 연기하며 1990년대 감성 가득한 스타일링과 함께, 모두의 분노를 유발하는 악역을 매력있게 그려내면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
'태풍상사'를 마치고 다음 차기작 준비를 바삐 하고 있는 무진성을 만났다.
-종영 소감은.
▶제가 지금껏 작품한 것 중에서 제일 오랜 시간 촬영을 해서 그런지 올 한 해를 '태풍상사'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일어나면 촬영을 가고, 쉬는 날에는 대본을 보고, 또 이후에 촬영을 가면서 지냈다. 그래서 종영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 삶의 한 부분이 없어진 것 같은 공허함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무사히 작품을 마쳐 감격스럽고, 마지막 회에 좋은 시청률이 나와서 시청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되게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건가.
▶처음에 감독님께서 오디션을 보고 싶다고 연락을 하셨다. 어떤 역인지는 정하고 감독님을 뵌 건 아니었다. 그때 감독님께서 제 이미지를 보시고 표현준이라는 역을 제안해 주셨다. 저의 어떤 모습을 보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잘 어울릴 것 같다'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저를 믿어주셔서 참여하게 됐다. 근데 다들 좋아해 주셔서 감독님이 더 넓은 수를 보셨구나 싶었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태풍상사'는 시청률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는데, 공개 후 해외 팬들의 반응이 온 것도 있었나.
▶확실히 인스타 팔로워 수가 늘었다. 또 댓글창을 보면 외국인분들 비중이 늘어났더라. 그래서 이 플랫폼이 정말 중요하구나를 많이 느꼈다. 앞으로 나올 작품들을 위해서 해외팬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언어적인 것도 많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주변에서의 반응은 어땠나.
▶확실히 다르더라. 그래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는 걸 느꼈고,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는데 우스갯소리로 '욕 많이 먹겠다'고 걱정을 하시기도 하더라. 근데 제가 욕을 많이 먹는다는 건 그만큼 캐릭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셨다는 얘기니깐 한편으로는 되게 좋더라. 욕을 많이 먹었지만, '미워할 수 없었어요' '캐릭터는 너무 좋았어요'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기분이 되게 좋았다.
-'태풍상사'의 중심적인 악역이었기에,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저는 어떤 역할이든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역할을) 저만의 방식으로 소화해 낸다는 게 맞을 것 같다. 저만의 느낌으로 표현하려 노력했고, 또 자신 있었다. 연기를 하면서 극적인 재미와 캐릭터의 입체성을 위해서 한 느낌의 방향성만 두려 했던 게 아니라, 어린아이가 투정 부리고 싸우듯이 초반부에는 표현하고 싶었다. 또 강태풍이 성장하듯 표현준도 안 좋은 방향으로 성장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아이처럼 투정하고, 그 질투가 조금씩 깊이가 생기면서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내용을 그리려 했다. 그러고 나서 또다시 무너지면서 아이처럼 다시 울고 아빠를 찾는, 그런 무너지는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준호가 마치 강태풍과 표현준의 투샷이 메인커플 같았다고 얘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했나.
▶준호 배우님이 그렇게 느끼셨던 게, 저는 약간 표현준이 아기들 장난치듯이 주먹다짐은 못하고 얼굴을 막 들이미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덕분에 제가 더 준호 배우에게 얼굴을 들이밀고 뭔가 키스를 할 것 같은 구도가 나오게 됐다.(웃음) 그런데 어떻게 보면 로맨스는 맞다. 이게 삐뚤어진 애증의 관계를 표현하다 보니깐 그런 신들이 좀 생기지 않았나 싶다.(웃음)
-표현준은 강태풍에게 심한 열등감을 느끼는 인물인데, 왜 그렇게까지 질투와 시기를 가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나.
▶인물소개란에도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항상 태풍이에게 학교 성적으로도 지고, 태풍이 주변 인물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고 본 것 같다. 현준이의 마지막 대사에 나오긴 하는데 무언가 뺏어간다는 느낌이 어렸을 때부터 마음속에 자리를 잡았던 것 같다. 또 그 트리거를 아버지가 당기게 되면서 적나라하게 태풍이와 비교를 한다. 그래서 아버지까지 빼앗겼다는 생각까지 들어버리면서 현준이가 더 안 좋은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되게 아무것도 아닌 작은 것에서 시작해서 불이 번져버리는 느낌이라고 봤다.
-1990년대 감성을 잘 살린 부분이 눈길을 끌었는데, 어떻게 당시의 감성을 되살리려 했나.
▶1회에서 당장 시청자분들을 1990년대로 모셔가야 해서 일단은 겉으로 드러난 스타일에 신경을 되게 많이 썼다. 표현준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화려해야 하고 초반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려고 헤어 스타일도 차별화를 두려 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상의를 했던 게 듀스의 김성재 헤어스타일을 오마주했고, 귀걸이부터 신발 등에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또 십자가 귀걸이의 경우에는 제 아이디어였다. 제가 어렸을 때 즐겨봤던 만화 중에 '짱'이 있었다. 만화 속에 빌런으로 나오는 캐릭터가 십자가 귀걸이를 하고 나와서 감독님께 건의드렸더니 감독님도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십자가 귀걸이를 트레이드 마크로 표현을 했다.
<【N인터뷰】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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