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인데 1등급 3%…평가원장 "영어, 난이도 면밀히 못 살펴 '유감'"

뉴스1       2025.12.04 16:35   수정 : 2025.12.04 16:35기사원문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및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4/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서울=뉴스1) 장성희 김재현 기자 = 오승걸 한국교육평가원장은 4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절대평가로 출제된 영어 1등급 비율이 3.11%에 불과한 점에 대해 "적정 난이도를 목표로 출제했지만 실제 결과가 의도한 목표에 미치지 못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 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202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영어) 문항을 교체·검토하는 과정에서 난이도 부분을 조금 더 면밀하게 살피지 못한 면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번짐 현상'이 나타난 일부 수능 컴퓨터 사인펜과 관련해서는 평가원은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채점을 진행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경석 수능 채점위원장은 "(사인펜 관련)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은 총 82건이었다. 82건에 대해 최소한 4회 이상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게 채점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오 원장, 민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수험생 부담 완화를 위해 2018년 영어를 절대평가로 전환했는데,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 1등급(4%)에 미치지 못한 건 난이도 조절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오 원장) 적정 난이도를 목표로 출제했지만, 실제 결과가 의도했던 목표에 미치지 못해 대단히 유감스럽다. 1차 출제를 마치면 문항의 정답 오류와 난이도뿐 아니라 사교육과의 연관성을 본다. 수능 출제 과정에서 사설 모의고사 문제 등 시중에 나온 문항이 많이 발견돼 교체된 문항이 다수 나온 것으로 확인했다. 문항을 교체·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난이도 부분을 면밀하게 살피지 못한 면이 있다.

-입시업계에선 영어 7~10% 정도가 1등급이 나와야 적정하다고 하는데.

▶(오 원장) 6~10% 내외가 나왔을 때 큰 논란 없이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도에도 그러한 목표치를 두고 출제 방향을 잡을 계획이다.

-오류가 제기된 문항이 많았다. 법적 소송으로 간 문항이 있나.

▶(오 원장) 문제가 제기된 문항에 대해선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실무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최종적인 이의심사위원회 등을 통해 정답에 오류가 없다고 확정했다. (법적 소송은) 아직 없다.

-국어와 영어에서 오답률이 높은 문항은.

▶(오 원장) 주로 학생들이 국어 영역에서 어려워하는 분야는 독서 지문이다. EBS와 연계한 소재와 내용이 친숙하다고 판단했지만 생각보다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영어에서는 빈칸 추론, 간접글쓰기 같은 문항에서 정답률이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다.

-'사탐런' 현상이 도드라지면서 정시에서 사회탐구 1등급(고득점자)이 많이 나왔다. 탐구과목에 대한 표준점수 적용 방식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오 원장) 올해 사탐은 일부 과목에서 동점이 발생해 1등급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사회탐구, 과학탐구 사이 편차도 최소화되고,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수 차이도 작년 대비 폭이 줄었다.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크지 않았다.

-서울 청담고에선 감독관이 실수로 3분 먼저 탐구 과목 시험지를 걷은 일이 있었다. 이런 사고가 매년 반복되는데.

▶(오 원장) 학교 현장에서 시험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나타나는데, 워낙 많은 시험장·학교를 운영하다 보니 매년 유사한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 시도교육청, 학교 현장과 함께 더 철저하게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연수하며 부족한 규정·지침을 보완하겠다.

-사인펜 번짐으로 육안 채점한 답안지는 얼마나 되나.

▶(민 위원장) 판독기에서 중복으로 표기된 답안의 숫자는 1만 2822건이다. (평가원은) 판독기에 나온 결과를 육안으로 확인했다. 또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106건), 국민신문고(2건), 수능 홈페이지 이의 제기(150건) 등 민원 사항을 확인해 1만 2822건 중 426건을 중복으로 확인했다. 최종적으로 번짐, 잉크 떨어짐, 수정 마크에 의한 번짐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은 총 82건이다. 이에 대해 최소한 4회 이상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채점을 진행했다.

-사인펜 번짐이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채점을 진행했다는 것은 전부 정답 처리를 해줬다는 의미인가.

▶(오 원장) (전부 정답 처리와) 전혀 다르다. 마킹 번호 밖으로 떨어진 잉크는 채점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 올바르게 채점됐다.
잉크가 번호에 떨어져 중복으로 표기된 부분에 대해 올바르게 처리했다고 보면 된다.

▶(민 위원장) 답지 이외에 잉크가 떨어진 부분은 정상으로 채점됐다. 선택지에 잉크가 떨어진 경우는 육안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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