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참전 논란에 '유로비전' 흔들…최다 우승국 포함 4개국 보이콧
뉴스1
2025.12.05 08:04
수정 : 2025.12.05 08:04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내년 5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2026' 주최 측이 이스라엘 참가를 허용하기로 하면서 4개국이 보이콧을 선언했다.
4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네덜란드·스페인·아일랜드·슬로베니아 등 총 4개국이 내년 행사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유로비전은 참가국 대표들이 노래와 퍼포먼스를 겨루는 국제 음악 경연대회로 1956년부터 개최됐다.
일부 국가는 이스라엘의 투표 개입 의혹과 가자지구 전쟁에서의 행태 등을 이유로 이스라엘을 배제하도록 요구했지만, EBU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참가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이에 네덜란드 공영방송 아브스트로스(AVROTROS)는 이스라엘의 참가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과 양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타코 치머만 아브스트로스 사무총장은 "문화는 사람을 연결하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일어난 일은 우리의 경계를 건드렸다. 인류애와 언론의 자유 같은 보편적 가치들은 심각하게 침해됐고, 우리에게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페인 공영방송 RTVE 역시 불참을 선언했다. 알폰소 모랄레스 RTVE 사무총장은 EBU 총회에서 "이스라엘 방송사 KAN의 참가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일랜드와 슬로베니아도 불참 선언을 했다. 앞서 아이슬란드도 이스라엘 참가 시 자국은 참가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오스트리아와 독일은 이스라엘 참가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에 가장 많은 방송권료를 내는 '빅 파이브'(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중 하나가 이탈하면서 EBU 재정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개국 이탈로 인한 시청률과 팬덤 규모 감소 등도 또 다른 고민거리다. 특히 아일랜드는 총 7회 우승으로 스웨덴과 공동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자국 내 유로비전의 인기가 높은 국가다.
세계 정세로 대회까지 영향을 받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회에서 퇴출당했다. 또 지난 5월 스위스, 지난해 스웨덴 유로비전 행사장 밖에서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에 항의하며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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