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에어, '판매 부진' 직격탄…중고가도 반토막 났다

뉴시스       2025.12.05 09:29   수정 : 2025.12.05 09:29기사원문
아이폰 에어, 출시 10주 간 감가상각 최대 47.7% 수준 같은 기간 아이폰17 프로 맥스는 가치 26.1%만 하락 "아이폰 에어, 판매 측면 실패작…가치 불확실성 커져"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 에어가 공개되고 있다. 2025.09.10.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의 초슬림폰 '아이폰 에어'가 출시 직후 판매 부진에 이어 중고폰 시장에서도 가치 폭락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이 여타 경쟁 제품 대비 감가상각이 적고, 통상 신제품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 중고가가 안정화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이폰 에어는 출시 후 약 10주가 지났음에도 역대 아이폰 모델 중 가장 가파른 가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5일 글로벌 중고 IT 기기 거래 플랫폼 셀셀은 아이폰17 시리즈 출시 후 10주간 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 에어가 '판매 실패'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즉각적인 재판매 가치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셀셀은 미국 내 40개 이상의 주요 매입 업체의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출시 후 10주 동안의 감가상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이폰 에어는 저장 용량에 따라 초기 출고가 대비 40.3%에서 최대 47.7%까지 가치가 폭락했다. 출시 두 달 반 만에 기기값이 사실상 반토막 난 셈이다.

세부 모델별로 살펴보면 고용량 모델일수록 가치 방어에 취약했다. 출고가 1399달러(한국가격 219만원)인 아이폰 에어 1TB 모델은 10주 만에 중고가가 668달러(약 91만원) 수준으로 떨어지며 47.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셀셀이 분석한 전체 데이터셋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512GB 모델(1199달러) 역시 초기 가치의 45%를 잃었으며, 기본 모델인 256GB(999달러)도 40.3%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아이폰16 플러스(41.6% 하락)나 아이폰16(44.2% 하락)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더 나쁜 수준이다.

반면 아이폰 에어를 제외한 아이폰17 라인업은 중고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아이폰17 시리즈의 나머지 모델들은 평균 34.6%의 감가상각률을 보이며 전작인 아이폰16 시리즈(동일 기간 39% 하락)보다 우수한 방어율을 기록했다.

특히 상위 모델인 프로 라인업의 인기가 중고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256GB 아이폰17 프로 맥스는 10주 동안 가치가 26.1%만 하락하며 가장 높은 방어율을 보였고, 프로 및 프로 맥스의 모든 구성 모델이 40% 미만의 하락률을 유지했다. 중고폰 시장에서도 프로 모델에 대한 수요가 견고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4~17 시리즈와 아이폰 에어의 출시 후 10주 간 중고가 하락 추이. (사진=셀셀) *재판매 및 DB 금지
문제는 아이폰 에어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아이폰15나 16 시리즈의 경우 출시 10주 차에 접어들면 감가상각이 안정화되는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아이폰 에어는 10주 차까지도 가치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셀셀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아이폰 에어의 궤적이 다른 모델들과 비교해 "매우 이례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셀셀은 이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 에어는 판매 측면에서 실패작이 되어가고 있으며, 이것이 재판매 가치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출시 직후부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아이폰 에어의 저조한 판매 실적이 중고 시장에서의 수요 실종과 장기적인 가치 불확실성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폰 에어는 지난 9월 아이폰17 시리즈와 함께 공개됐다.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은 5.6㎜의 두께를 강조했으나, 출시 후 2개월여 만에 판매 부진에 직면하며 애플이 생산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은 애플이 아이폰 에어 부품 주문량을 생산 종료 수준으로 삭감했다고 전했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또한 애플이 이미 확보된 아이폰 에어 재고로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애플 협력업체들이 내년 1분기까지 아이폰 에어 생산량을 80% 이상 감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초슬림폰의 판매 부진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단순히 디자인이나 가벼운 휴대성보다는 기능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내년 가을 아이폰18 시리즈와 함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던 아이폰 에어2 또한 빨라야 내후년 초에나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에어가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로 폴더블 아이폰을 위한 일종의 시제품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폴더블 아이폰은 아이폰 에어와 동일 소재를 다수 사용하고 소형화 기술, 내부 구성 요소, 배터리,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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