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초AI 시대' 준비해야"…李대통령 "AI기본사회 만들 것"(종합)
뉴스1
2025.12.05 15:14
수정 : 2025.12.05 16:43기사원문
(서울=뉴스1) 한재준 김지현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접견하고 모든 사람에게 인공지능(AI) 접근권을 보장할 수 있는 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손 회장과 1시간 10분간 면담을 갖고 AI 접근권을 인간의 기본권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AI 기본사회라고 하는 개념으로 대한민국 내 모든 국민, 모든 기업, 모든 집단이 AI를 최소한 기본적으로 활용하는 사회를 만들어보려고 한다"며 "AI와 관련해 대한민국이 세계 3대 강국을 지향하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좋은 제안들,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AI 양극화를 해소하고, 모든 사람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AI 기본사회 구현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더 나아가 제3세계 개발도상국 국민에게 AI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정책실장은 전했다.
손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ASI(초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SI는 인간의 모든 지적 능력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AI 시스템을 말한다.
손 회장은 "김대중 대통령을 만날 땐 브로드밴드를 강조했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AI를 강조했다. 이번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ASI다. ASI가 다음번에 임박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모든 국가와 기업은 ASI 시대를 준비해야 하고, 국민에게 보편적 접근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서 AGI(인공일반지능)가 언제 실현될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AGI라는 것은 등장하게 될 것이고, 인간의 두뇌보다 똑똑해질 게 확실하다"며 "우리가 던질 질문은 AGI가 아니라 ASI가 언제 등장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정의하는 ASI는 인간 두뇌보다 1만 배 뛰어난 두뇌를 의미한다"며 "우리가 AI를 통제하고, 가르치고, 관리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방식을 통해 AI와 조화롭게, 함께 살아가는 것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ASI 구현을 위해 △반도체 △데이터 △에너지 △교육 등 네 가지 자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 회장은 우리나라의 메모리반도체 기술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생태계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에너지 조달 체계는 최대 약점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엔)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다. 한국 기업도, 글로벌 기업도 한국에 데이터 센터 구축 계획을 많이 발표하고 있는데 규모가 너무 작다"라며 "(구축 규모가) 더 커져야 할텐데 에너지 확보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李대통령 "손정의 회장, 한미협상에 도움…한일 AI협력 가교를"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손 회장에게 "우리 국민은 손 회장께서 한미 통상협상 과정에 상당한 도움과 조언을 주신 것을 모르고 계실 텐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손 회장님은 이전에도 김대중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께 좋은 제안을 주셔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이나 국가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협력 과제 중 하나가 한일 간 AI 분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손 회장께서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당부했다.
이에 선 회장은 "AI 시대를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 강하고 책임감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데 이 대통령이 이미 이 분야에서 현명한 전략으로 리드하고 있어 존경한다"고 화답했다.
정부-ARM '반도체 설계 교육협력' MOU…글로벌 인력 1400명 양성
이날 면담에는 배경훈 부총기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이 배석했다.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의 르네하스 대표도 참석했다.
산업통상부와 암은 이 대통령과 손 회장의 면담을 계기로 '반도체·AI 산업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 따라 산업통상부와 암은 워킹 그룹을 구성해 가칭 '암 스쿨' 설립을 협의할 계획이다.
암 스쿨은 암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설계 교육에 특화한 기관으로 정부와 암은 이를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설계 인력 1400여 명을 양성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광주과학기술원을 암 스쿨의 우선 후보로 검토 중이다.
김 정책실장은 "(암 스쿨은)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강화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산업부는 반도체 특성화대학원 지정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석·박사 400명과 학사, 재직자 1000명 정도를 (교육 대상으로) 잠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암이 세계 최고의 설계재산(IP) 기업인 만큼 '암 스쿨'을 통해 첨단 반도체 설계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정책실장은 "이달 중 반도체 전략회의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기 위한 여러 비전을 말할 거고, 남부 반도체벨트 구상도 설명해 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암과 한국 스타트업 개발자들과 더 많은 협력과 투자가 이뤄지길 당부했다고 김 정책실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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