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하나 은행 중심으로 관리해야"

뉴스1       2025.12.05 16:57   수정 : 2025.12.05 16:57기사원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AI 기반의 성장과 혁신'을 주제로 열린 제4회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BOK-KCCI) 공동세미나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특별대담을 갖고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한국은 해외 자산 감시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은행 중심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어서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4회 공동세미나'(BOK-KCCI Seminar)에서 "한은이 스테이블코인을 막는다는 오해가 있지만, 저희는 오히려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세미나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AI 대전환과 한국경제의 성장 전략'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가졌다.

그는 AI 확산이 가져올 지급결제 방식의 변화에 대해 "지금처럼 프로그램을 심을 수 없는 화폐가 통용되는 시기는 곧 끝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가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자동으로 거래를 수행하는 시대에는 사람이 개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화폐 자체가 프로그램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이 자본 자유화로 자동 연결돼야 한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산 요구에 대해 "자본 자유화를 완전히 허용하지 않는 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사회적 공감대하에서 기술적인 발전에 대응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총재는 AI 반도체 경쟁력과 관련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발언을 인용하며 한국이 갖는 구조적 이점도 언급했다.

그는 "젠슨 황이 한 말 중 하나가 '우리나라가 여러 장점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 AI에 관련된 칩을 만드는 나라는 지금 대만하고 한국밖에 없다"며 "AI 전체에서도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오픈AI든 구글이든 1위가 되든 칩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고, 그 칩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 때문에 우리가 피지컬 AI라든지 다른 사업을 할 때 젊은 사람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며 이러한 기반이 국내에서 새로운 산업과 기업이 등장할 여건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는 우리나라가 잘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 내부의 기술 전환 상황도 소개했다. 그는 "한국은행도 내부적으로 AI를 도입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AI를 업무에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게 만들고, 조직 운영 방식도 바꾸려는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버린 AI' 구축 구상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가진 리소스를 활용해 국내 AI 모델 생태계를 지원하는 소버린 AI 구상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내부 효율화가 아니라, 국내 AI 모델이 글로벌 모델과 경쟁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이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소버린 AI란 국가 안에서 데이터를 스스로 확보·관리하고, 외국 빅테크·외국 AI 모델에 의존하지 않도록 '국가 주권 기반의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축사·기조강연·특별대담·주제발표·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개회 세션에서는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과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축사를 전했으며, 이홍락 LG AI연구원 원장이 기조연설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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