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AI 기본사회 만들 것"…손정의 "韓 에너지가 약점"(종합)
뉴시스
2025.12.05 16:59
수정 : 2025.12.05 16:59기사원문
손정의 "초인공지능 시대…인류가 금붕어, AI가 인간 될 것" "한국 AI 기술이나 반도체 성숙 단계…에너지'가 약한 고리"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서울=뉴시스] 김지은 김경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AI에 대한 접근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AI 3대 강국' 추진 방향을 소개했고 손 회장은 우선 과제로 '에너지 확보'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AI가 가진 위험성은 최소화하고 유용성 측면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기대하고 있다"며 "AI 역량을 상·하수도처럼 모든 국민이 누리는 초보적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기본사회' 개념으로 대한민국 내에서 모든 국민, 모든 기업, 모든 집단이 AI를 최소한 기본적으로는 활용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AI 양극화를 해소하고, 모든 사람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AI 기본사회 구현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김 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제3세계 개발도상국 국민에게 AI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미, 한일 관계가 우호적 분위기 속에 한 단계 더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소프트뱅크와 손 회장이 가교 역할을 계속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손 회장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의미 있는 제안을 해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며 한국의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조언을 재차 요청했다
손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ASI(초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에너지, 반도체, 데이터, 교육 등 4대 자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때는 브로드밴드, 문재인 대통령 때는 AI를 강조했다"며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ASI'"라고 운을 뗐다.
이어 "AGI(범용 인공지능)가 인간 두뇌와 일대일로 동등한 수준이라면, ASI는 인간보다 1만배 뛰어난 두뇌를 의미한다"며 "앞으로는 인류가 금붕어가 되고, AI가 인간의 지위를 갖게 되는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회장은 한국의 AI 산업과 관련해 "한국에는 결정적 약점이 있다.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발표하는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보면 한국이 가진 AI 국가로서의 비전과 잠재력에 비해 규모가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상황을 고려할 때 ASI 구현을 위해서는 데이터센터 증설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가 필수적"이라며 "에너지 확보에 보다 힘써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손 회장은 (한국의) AI 기술이나 반도체(칩)는 성숙 단계지만 AI 혁명의 약한 고리가 바로 에너지라고 봤다"며 "한국도 일본처럼 지리적, 구조적으로 에너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또 "오늘날 반도체는 '새로운 총'"이라고 비유하며 "AI 시대를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강하고 책임감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데 이 대통령은 이미 현명하게 이 분야를 리드하고 있다. 존경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의 '메모리 동맹'이 강해져야 한국의 레버리지도 강해질 것"이라며 향후 한미 양국은 강력한 동맹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과 손 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산업부와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한국의 반도체·AI 산업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김 실장은 "양측은 워킹그룹을 가동해 반도체 특화 교육기관인 가칭 '암 스쿨' 설립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설계인력 약 1400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강화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산업부는 동시에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지정 등에 속도를 내기로 했으며, 광주과학기술원을 우선 후보로 검토 중이라고 김 실장은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달성을 목표로 취임 후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AI '큰손'들과 잇따라 만나며 AI 생태계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김 실장은 "이번 만남에서 구체적 투자 관련 논의는 없었다"며 "글로벌 탑기업들이 앞선 기술을 우리에게 전수할 수 있는 얼라이언스(동맹)를 만드는 걸 정책적 큰 목표로 하고 있다. MOU가 체결돼서 1차 목표는 달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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