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식 '먼로 독트린' 선언…新 전략서 서반구 패권 강조
뉴스1
2025.12.05 21:27
수정 : 2025.12.05 21:27기사원문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새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서반구(아메리카 지역 전체) 패권 확보를 위한 '트럼프 코롤러리'(Trump Corollary)을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는 5일(현지시간) 공개한 NSS 보고서의 지역별 전략에서 '서반구: 먼로 독트린를 잇는 트럼프 코롤러리' 항목을 통해 "오랜 방치 끝에 먼로 독트린을 재확인·강화해 서반구에서 미국의 우위를 회복하고 미 본토 및 역내 지리적 요충지에 대한 접근권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먼로 독트린은 1823년 제임스 먼로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외교 정책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 열강의 간섭 배제와 미국의 역내 영향력 강화를 강조했다.
NSS는 "서반구에 대한 우리의 목표는 '참여와 확장'(Enlist and Expand)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서반구의 기존 우방들을 참여시켜 이주 통제, 마약 유통 저지, 육·해상 안정·안보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SS는 관세와 상호 무역 협정을 강력한 도구로 활용해 역내 경제 발전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략적 요충지와 자원을 파악해 역내 주요 공급망을 강화함으로써 대외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했다.
미군 재배치 가능성도 시사했다. NSS는 "서반구 내 긴급한 위협을 다루기 위한 전 세계 미군 주둔을 재조정한다"며 "최근 수십 또는 몇 년 사이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가 감소한 지역에서는 축소한다"고 명시했다.
NSS는 또 해상 교통로 통제 및 불법 이주·마약 밀반입 저지를 위한 역내 해군 병력 주둔과 필요한 경우 무력 사용을 포함한 범죄조직 소탕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 장벽 설치와 불법체류자 대거 추방을 앞세운 초강경 이민 정책을 펼쳐 왔다. 동시에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지역의 마약 카르텔을 단속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경고했다.
AF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역사적인 전 세계적 역할에서 벗어나 남미에 대한 지배력 강화 및 이주 문제와의 적극적인 싸움으로 방향 전환할 것임을 밝혔다"고 진단했다.
폴리티코는 "NSS가 이례적으로 서반구에 크게 집중하며 미국 본토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선 어조가 누그러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동 아프리카에는 관심이 소홀해졌고 유럽에는 '가혹한' 표현을 사용하며 동맹의 쇠퇴를 비판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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