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합병 관건 ‘당국 심사’…‘FIU 제재’ 풀이가 숙제
파이낸셜뉴스
2025.12.08 14:03
수정 : 2025.12.08 19:37기사원문
금감원 ‘정밀 검사’ 기조…특금법 위반 사건 걸림돌
‘영업정지 처분’ 제재 수위 조절 집중…고의·중과실 부인
해킹 사건도 관건…이찬진 “그냥 넘어갈 성격 사건 아냐”
[파이낸셜뉴스] 두나무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제재 수위 조절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두나무에 내린 영업정지, 과태료 등 제재에 대해 행정소송 등으로 적극적인 대응 모드에 돌입했다. 금융감독원의 네이버와 두나무 합병 심사에서 부정적 영향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우선 양사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형식 요건은 물론 주주 권익 보호 수준, 내부 통제, 시스템 안정성 등을 심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두나무가 받은 FIU 제재 내용도 살펴볼 전망이다. FIU는 지난 2월 두나무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하거나 고객확인(KYC) 의무를 위반하는 등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사실이 적발됐다며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난달 6일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과태료 352억원 부과 결정을 내렸다.
두나무는 행정소송 대응에 나섰다. 두나무 측 소송대리인은 지난 4일 열린 FIU와의 행정소송에서 "FIU의 일방적인 주장 위주로 언론에 보도된 상황이고, 해외 법인에 대해서도 현지 당국의 소명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며 "최근 보도된 대형 인수·합병(M&A)과 관련해서도 사실상 제한이 상당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두나무는 '영업정지 처분' 제재 수위 조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두나무가 특금법 위반과 관련해 받은 제재는 '영업정지'와 '과태료'다. 과태료는 특금법 8조를 위반하면 단순 부과될 수 있지만, 영업정지 처분은 고의·중과실도 함께 인정돼야 제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합병 심사 통과를 위해 신뢰도를 구축해야 하는 두나무 입장으로선 고의·중과실 여부는 민감한 사안이다. 두나무 측은 변론에서 "FIU는 고의·중과실이 있다고 보고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는데, 두나무가 당시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전혀 없다"며 "또 FIU와 충실히 협의해 최선의 조치 확약서를 작성했는데, 이를 중과실이라고 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업비트에서 445억원 규모의 해킹 사고가 일어난 것도 복병이다. 현행법상 가상자산사업자의 해킹 사고와 관련해 제재나 배상 책임을 묻는 직접적인 조항은 없다. 직접적인 제재는 어려울 수 있어도 합병 심사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일 업비트 해킹 사고와 관련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라며 "가상자산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시스템 보안에 관한 신뢰를 위협하는 문제가 발생한 만큼, 2단계 입법 시 보완 및 강화가 필요한지 추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행정소송과 새로 부과된 과태료는 별개 사안이다. 과태료 결정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입장은 없다"며 "해킹 사건과 관련해선 회원에게 실질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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