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1.9조↑ 증가폭 반토막…주담대 1년 8개월 만에 최저

뉴스1       2025.12.10 12:03   수정 : 2025.12.10 12:03기사원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 규모는 7000억 원에 그치며 지난 2024년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등에 따른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전세 자금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75조 6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1조 9000억 원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증가 전환한 이후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증가 폭은 10월(3조 5000억 원)과 비교해 크게 축소됐다.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는 주담대가 이끌었다. 11월 은행 주담대는 7000억 원 증가해 전월(2조 원) 대비 증가 폭이 1조 3000억 원 줄었다.

이는 지난 2024년 3월(5000억 원)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한은은 "10·15 대책 이전 증가한 주택 거래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와 전세 자금 수요 감소 등으로 주담대 증가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전세자금대출은 3000억 원 줄어 전월(-3000억 원)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 2000억 원 증가했다. 전월(1조 4000억 원)보다 증가 폭은 소폭 줄었으나, 국내외 주식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1조 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 관련 대출은 10·15 대책 이전에 증가한 주택 거래 영향에도 은행들의 대출 관리로 생활 안정 자금용 주담대 상환 폭이 확대되고 전세 자금 수요가 감소하면서 증가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 우려에 대해 박 차장은 "일부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한 모습은 맞다"면서도 "아직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며, 전체 금융권 수치를 보면 여전히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1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 1000억 원 증가했다. 주담대는 2조 6000억 원, 기타대출은 1조 6000억 원 각각 늘었다.

향후 가계대출 전망에 대해 박 차장은 "연말연시에는 부실채권 매각이나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으로 증가세가 표면적으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주택 거래와 관련한 기조적인 증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업대출은 증가 폭이 확대됐다. 11월 은행 기업대출은 6조 2000억 원 늘어 전월(5조 9000억 원)보다 증가 규모가 커졌다.

대기업 대출은 2조 4000억 원 증가해 전월(2000억 원) 대비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은행들의 기업 부문 영업 강화와 일부 기업의 시설투자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3조 8000억 원 늘어 전월(+5조 7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부가가치세 납부 등 전월의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고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나선 영향이다.

회사채는 시장금리 상승과 연말 북클로징(장부 마감)을 앞둔 투자 수요 둔화로 순발행 규모가 4000억 원에 그쳤다.

은행 수신은 36조 6000억 원 증가하며 큰 폭의 증가세로 전환했다.
수시입출식예금(15조 2000억 원)은 기업 결제성 자금 유입 등으로 늘었고, 정기예금(4조 5000억 원)도 예금 유치 노력 등으로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9조 7000억 원 증가해 전월(50조 6000억 원) 대비 증가 폭이 줄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1000억 원 감소 전환했고, 채권형 펀드도 6조 3000억 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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