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수능 절대평가 찬성, 서·논술형 도입은 신중"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열린 '미래형 대입제도 제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장성희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0일 발표한 단계별 대입제도 개편안을 두고 교육계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절대평가 전환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서·논술형 평가 확대는 평가 신뢰성과 공정성 문제를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교육과 대학교육의 선순환 체제 구축을 위한 미래형 대입 제도'를 발표했다.

개편안은 △내신 평가 체제 개편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대입 전형 개선 △고교교육 개혁 방안 등 4대 과제로 구성됐으며, 현 고1이 치르게 되는 2028학년도 대입 즉시 개선안과 2033학년도, 2040학년도 대입 제도까지 총 3단계로 추진된다.

먼저 2028학년도 대입 즉시 개선안에는 △진로·융합 선택 과목 내신 평가의 절대평가 즉시 전환 △수도권 대학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30~40%) 권고 폐지 △수시모집에서 자사고·외고·국제고·과학고·영재학교 등 일부 고교 유형의 지원 자격을 제한하는 지역균형선발 확대 방안이 담겼다.

2033학년도 대입 개편안에는 △내신 절대평가 전면 전환과 서·논술형 평가 확대 △수능 절대평가 전환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및 점진적 확대 △수시·정시 통합 및 시기 조정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의 전면 개편 △비수도권 지역의 지역 기반 선발 전형 도입 등이 포함됐다.

교원단체들은 진로·융합 선택과목과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다만 정시에서의 수능 위주 전형 비율 폐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고, 내신 절대평가 전면 확대와 서·논술형 평가 확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대변인은 "고교학점제와 연계해 진로·융합 선택 과목의 절대평가 전환, 수능 절대평가 전환은 필요하다"면서도 "정시에서도 일부 내신이 반영되고 있고 정시 확대 요구도 많다는 점에서 정시 수능 위주 선발 비율은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신 절대평가와 서·논술형 평가 확대에 대해서도 "내신 성적 부풀리기, 평가 신뢰도 및 공정성 확보 문제가 동반될 수 있어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역시 수능 절대평가와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 폐지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장세린 교사노조 대변인은 "수도권 대학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 권고 폐지는 고교 교육과정 내실화를 위해 필요한 제안"이며 "다만 서·논술형 평가 설계와 운영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고등학교급뿐 아니라 특수·초등·중등 교육과정과 연계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수능·내신 절대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정 교육감은 "대입 제도 개편과 관련해 국가교육위원회에도 해당 내용을 제안했고 일부 협의도 진행했다"며 "국교위가 2월 중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중요한 결정을 할 예정인 만큼 취지에 맞춰 대입 제도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 교육감님과 늘 만나 상의를 한다"며 "(국교위와 서울시교육청이) 같은 입장이라는 의미는 아니고 의견을 교환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사실상 내년 6월 교육감 선거를 염두에 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2033년이라는 시점을 제시한 점은 내년 교육감 선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 교육과정 변화가 먼저 전제되고 이에 맞춘 대입 로드맵이 나오는 게 순서"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