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민의 발' 멈추나…'동투(冬鬪)' 선언한 철도·지하철 노조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6:30
수정 : 2025.12.10 18:22기사원문
철도노조 11일 무기한 총파업 돌입
서교공 1~3노조도 12일 총파업 예고
연말 교통대란 일어날까 시민 우려
"노사 조속히 협상해 시민 불편 최소화"
[파이낸셜뉴스] 이동 수요가 많은 연말을 앞두고 기차와 지하철이 멈출 가능성이 커졌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오는 1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는 데 이어 서울교통공사 1·2·3 노조도 12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이른바 '동투(冬鬪·겨울 투쟁)' 선언이 잇따르며 '연말 교통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노동계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이날 코레일과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11일 오전 9시부터 열차 운행을 중단하는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성과급 정상화 △고속철도 통합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기본급 80%를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삼는 현 임금 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파업의 기류는 지하철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9호선 언주역~중앙보훈병원역을 담당하는 서울교통공사 9호선 지부는 철도노조와 같은 날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1~3 노조도 12일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 노조가 동시에 파업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임금 인상과 구조조정, 신규 채용 등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미 서울교통공사 1·2 노조는 이달 1일 첫차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9호선 지부도 3일부터 준법투쟁을 진행 중이다. 준법투쟁은 안전한 승하차를 위해 역사 정차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안전투쟁'과 규정에 따른 업무가 아닌 작업을 거부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준법투쟁이 무기한 총파업으로 이어지면 '시민의 발'인 지하철과 기차 운행이 대거 중단되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대규모 교통 혼란은 불가피하다. 실제 철도노조가 지난해 1년 3개월 만에 총파업에 나섰던 일주일 동안 이용객들의 크고 작은 불편이 이어졌다.
연말 교통대란에 대한 시민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업차 서울과 부산을 자주 오가는 최모씨(34)는 "주에 2~3회는 기차를 타다 보니 파업이 이뤄진다면 분명히 사업에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노조가 동시에 파업한다면 출·퇴근 교통수단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서울 서대문구로 출근하는 이모씨(27)도 "지하철 환승이 잦은 편인데 혹시나 파업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거나 중단된다면 출퇴근이 정말 힘들 것 같아 걱정된다"며 "연말마다 파업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와 노조가 자주 만나 머리를 맞대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철도노조와 교통공사 노조의 동시 파업에 대비해 11일 출근 시간대부터 시내버스 등 대체 수단을 추가 투입하고, 시내버스 출·퇴근 집중 배차 시간대를 평소보다 1시간 연장하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다만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연말 교통대란을 막기 위해선 노사가 조속히 협상에 나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철도노조와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동시에 파업할 경우 엄청난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며 "파업 직전에만 다급히 논의하는 패턴이 반복돼선 안 된다. 결국 노조가 요구하는 인력 증원과 안전대책 강화에는 비용이 따르겠지만, 서울시가 장기 비전과 로드맵을 세우고 노조와 미리 협상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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