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한때 157엔대 위협..다카이치 구두성 개입 발언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6:39
수정 : 2025.12.10 16: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엔달러 환율이 9일(현지시간) 장중 한 때 달러당 157엔대를 위협하며 2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자 달러 매입이 강해진 영향이다.
10일 CNBC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엔에 근접한 뒤 이후 전거래일 대비 0.6% 하락한 156.89엔으로 마감했다.
알렉스 힐 일렉투스파이낸셜 전무이사는 최근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일본의 재정 악화 및 경제성장 우려가 부담을 주고 있다며 "엔화가 현재 시장에서 다소 희생양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뉴질랜드달러와 호주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6.73엔으로 마감했다. 장 중 달러당 156.94엔까지 올랐다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구두개입성 발언에 하락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일본 국회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엔화 약세에 대한 의원 질의에 "통화가 경제의 기본 여건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필요할 경우 정부는 과도하고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답했다.
전날 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 주최 행사에서 "엔저로 인해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커질 경우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은행 내부에서 엔저 심화로 인한 인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발언은 오는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우에다 총재는 지금 시점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 위험은 크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환율 약세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돼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리는 상황이 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 변동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엔저가 금융정책 결정에서 핵심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일본은행이 오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다음 금리 인상 시점으로 내년 7월을 꼽았다.
닛케이가 지난 3~8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금융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9명 전원이 이번달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미쓰비시UFJ 모건스탠리 증권의 무구샤 하루미 전략가는 “고이즈미 내각도 엔저로 인한 물가 재상승 위험을 방치할 수 없어 금리 인상을 용인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음 금리 인상 시점으로 '내년 7월'을 꼽은 응답자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야마 켄타로 도이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년마다 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 6월 회의에서는 국채 매입 정책 조정이 먼저 있을 것이므로 금리 인상은 그다음 회의인 7월"이라고 답했다. 두 번째로 많은 답변은 '내년 10월(5명)이었다. 다음으로는 내년 6월(3명), 내년 1월(3명) 순이었다.
한편 이날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는 다시 하락했다. 장기금리 지표가 되는 10년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전거래일 대비 0.010% 낮은 1.955%를 기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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