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전투 재개에 최소 11명 사망…민간인 50만명 피란

뉴스1       2025.12.10 16:42   수정 : 2025.12.10 16:42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맺었던 태국과 캄보디아가 재차 무력 충돌을 벌이면서 분쟁 나흘 차 양 측에서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국경지역에서 50만 명 이상이 피난했다. 지난 7월 발생한 국경지대 충돌 이후 최대 규모의 전투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시작된 무력 충돌로 태국에서 군인 4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고 태국 육군이 발표했다.

캄보디아에서는 민간인 최소 7명이 목숨을 잃었다. 태국 더네이션은 태국군 발표를 인용해 캄보디아군은 6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부상자 수는 아직 집계 중이라고 보도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의 "심리전"이라며 오히려 태국군이 수백명의 인명피해를 당했다고 반박했다.

태국군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BM-21 다연장로켓, 자폭 드론 등으로 태국군을 포격하고 있다. 태국군은 이에 대응해 "직사화기와 곡사화기, 탱크, 전투기 등을 동원해 지정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이 F-16 전투기로 캄보디아 마을을 폭격하고, 보병과 전차를 동원해 자국 영토로 진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충돌로 국경지대에서 주민 50만 명 이상이 피란길에 나섰다.

수라산트 콩시리 태국 국방부 대변인은 "민간인들의 안전에 위험이 임박했다고 판단해 대규모 대피를 진행했다. 7개 주에 걸쳐 40만 명 이상이 안전한 대피소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에서도 전날 기준 "5개 주에서 10만 1229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고 국방부 대변인 말리 소치아타 중장이 발표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통치 시기 형성된 800㎞의 국경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여 왔다. 지난 7월에는 닷새간 벌어진 무력 충돌로 66명이 숨지고 30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의 중재로 지난 10월 평화 협정이 체결됐지만, 결국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확대돼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웠던 평화 협정도 사실상 파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중재한 협정이 무산되고 전투가 재개되자 전화를 걸어 싸움을 멈추게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자신이 외교적으로 개입했던 여러 분쟁들을 열거하며 "이런 말을 하기는 싫지만, 캄보디아와 태국 간의 분쟁이 오늘 시작됐다"며 "내일 전화 한 통 해야 하는데, 그러면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했다.

그러면서 "나 말고 누가 '전화 한 통으로 두 강대국의 전쟁을 멈추겠다'고 말할 수 있겠냐"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한편 캄보디아는 선수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태국 방콕에서 전날 개막한 제33회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s)에서 참가 선수단 전원을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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