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전체 1순위' 박준현, 학폭 인정 번복…진퇴양난 빠진 키움
뉴스1
2025.12.10 16:54
수정 : 2025.12.10 16:54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계약금 7억 원을 주고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영입한 투수 박준현의 학교폭력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9일 천안교육지원청이 천안북일고 졸업 예정인 박준현에게 내렸던 '학폭 아님' 처분을 취소하고 학폭 행위를 인정, 1호 처분인 서면사과 명령을 결정했다.
같은 학교 야구부 선수 A군은 지난 5월 박준현을 학폭 가해자로 신고하면서 괴롭힘과 따돌림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박준현이 A군에게 한 욕설 등이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는 학폭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 학폭 아님 처분을 번복했다.
판정이 뒤집히면서 박준현은 '학폭 가해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지난 9월, 박준현이 2026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신청서를 냈을 때만 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박석민 삼성 라이온즈 코치의 아들이면서 고교 신인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박준현은 학폭 아님 처분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신인 드래프트 접수 때 제출해야 하는 학폭 관련 서약서에 '해당 사실이 없다'고 명시했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키움은 최고 유망주의 학폭 리스크가 사라졌다고 판단, 박준현을 가장 먼저 호명했다.
그리고 역대 프로야구 신인 계약금 공동 3위에 해당하는 7억 원을 안겼다. 키움이 '차세대 에이스 유망주' 박준현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키움은 즉시 전력감이 될 만한 박준현의 입단으로 다음 시즌 반등을 자신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담금질하기도 전에 박준현을 둘러싼 학폭 이슈가 재점화됐다.
프로 데뷔 시즌을 앞둔 박준현은 물론 그를 지명한 키움도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박준현은 징계 수위가 가장 낮은 1호 처분을 받았지만, 학폭 자체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큰 민감한 사안이다.
가해행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피해자 입장에선 평생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준 것이기 때문에 박준현이 그에 따른 '책임 있는 처벌'을 응당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례없는 상황 속에서 박준현이 학폭 인정 결정에 어떤 대응을 할지가 주목된다. 그동안 학폭 논란에 대해 "떳떳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박준현에겐 두 가지 길이 있다. 행정 소송으로 맞대응하거나 처분 결과를 수용하는 것이다.
키움은 박준현이 입장을 정리한 뒤에 이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학폭 이슈로 홍역을 치렀던 야구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단, 학폭 사실이 있다고 해서 프로야구선수로 뛸 수 없는 건 아니다.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때 학폭 관련 서약서에 '해당 사실 있음'이라고 표기했다고 해서 서류 탈락하지 않는다. 각 구단이 지명할 때 참고하는 자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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