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물 '이렇게' 내리면…감염병 위험 확 올라
파이낸셜뉴스
2025.12.15 05:20
수정 : 2025.12.15 09: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화장실에서 변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리는 습관이 겨울철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 행동은 배설물 속 바이러스를 미세한 물방울 형태로 주변 환경에 퍼뜨려 오염시키며, 특히 노로바이러스 감염 및 확산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의심 신고가 늘어남에 따라 개인 위생관리 등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실제로 변기 물을 내릴 때 작은 액체 방울 기둥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박테리아가 멀리까지 확산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들이 제시됐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변기 물 내림으로 발생하는 에어로졸(생물학적 인자들이 기체적 환경에 미세한 입자로 분산된 상태) 현상은 8초 만에 약 1.5m까지 퍼져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한킴벌리와 국민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화장실 변기 물 내림에 의한 비산(날아서 흩어지는) 물질의 오염 특성 연구’에서는 변기 커버를 올린 채 물을 내렸을 때 직수형 변기에서 흩어지는 입자가 최대 92㎝ 높이까지 상승하며 약 1분간 공중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변기 주변 바닥, 세면대, 손잡이 등이 함께 오염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림로즈 프리스톤 영국 레스터대 임상 미생물학 교수는 “변기에 인접한 구역은 박테리아 노출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비누, 수도꼭지, 세면대, 손잡이, 매트 등 모든 공간에 배설물 박테리아가 존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스톤 교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에도 휴대폰이 배설물 속 박테리아에 오염될 수 있으며, 화장실을 정기적으로 소독하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몇 시간에서 최대 며칠간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변기에 오래 앉아 휴대폰을 사용하는 행위는 배설물 속 박테리아가 휴대폰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더욱 증대시킨다. 화장실에서 휴대폰을 사용하게 되면 손과 물건이 오염된 표면과 반복적으로 접촉하게 되며, 이후 얼굴이나 입 주변으로 손이 닿을 경우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중화장실에서는 이러한 위험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물을 내릴 때 변기 뚜껑을 반드시 닫고, 화장실 사용 전후로 손을 청결하게 씻는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또한 화장실 사용 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알코올 솜 등을 활용해 휴대폰을 주기적으로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권장된다.
이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예방 요령은 다음과 같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문고리, 손잡이 등 자주 접촉하는 표면 소독 ▲구토물 및 주변 즉시 소독 ▲가열 조리 위주 식단 섭취 등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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