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글로벌 생산 캐파 80% '단독 체제'…ESS 전환 대응력 높인다

뉴스1       2025.12.16 07:08   수정 : 2025.12.16 07:08기사원문

SK온 서산공장 전경.(SK온 제공)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SK온이 미국과 중국에서 연이어 합작법인을 단독 공장 체제로 전환하며 글로벌 생산 자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생산 캐파의 80% 이상을 단독 공장으로 운영하는 구조를 구축해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미국 포드와의 합작사 '블루오벌SK'의 운영 구조를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SK온은 미 테네시 공장을 단독 소유·운영하고, 포드는 자회사 체계를 통해 켄터키 공장을 각각 맡는 방식으로 생산 책임을 분리한다.

SK온은 이에 앞선 지난 11월 배터리사 EVE에너지와 합작으로 운영해 오던 중국 SKOJ, EUE의 지분을 상호 맞교환해 SKOJ 지분을 전량 취득하기로 했다. 이에 이들 공장 역시 SK온이 단독으로 운영하게 된다.

이로써 SK온의 글로벌 합작법인은 현대차그룹과 진행 중인 미국 조지아 합작법인과 중국 창저우 BEST 합작법인 등 2곳만 남게 됐다.

이 같은 재편을 통해 SK온은 대부분의 글로벌 생산 거점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출 전망이다. SK온의 글로벌 생산 캐파는 중장기적으로 238GWh까지 확대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약 82%에 해당하는 195.5GWh가 단독 공장 물량이다.

업계에서는 단독 공장 확대가 배터리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합작 공장은 특정 완성차 브랜드향 물량을 우선 생산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있지만, 단독 공장은 생산 믹스 조정과 신규 고객사 확보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3분기 누적 평균 가동률은 LG에너지솔루션 50.7%, SK온 52.3%, 삼성SDI 49% 수준에 그쳤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합작 구조 유지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ESS 시장 대응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글로벌 ESS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와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 안정성 문제 등을 배경으로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실제 미국과 한국 등에서 ESS 생산 체제 구축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ES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 제품에 최고 48.4%의 고율 관세를 적용한다. 신영증권 신홍주 연구원은 "SK온이 테네시 공장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경쟁사 대비 부족했던 ESS 라인 확충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1조 원 규모의 ESS 사업자 선정을 앞둔 한국 역시 국내 생산 체제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SK온은 서산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ESS 사업 부문을 강화했다.

이런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지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은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들고 사업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한 끝에, 단독 공장 중심의 자산 및 생산능력 재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의사결정과 탄력적 생산 역량확보가 중요해지는 만큼, 업계 내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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