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스테이블코인 옥석 가린다

파이낸셜뉴스       2025.12.17 06:00   수정 : 2025.12.17 06:00기사원문
준비금 자산·유동성·기술 리스크 종합 평가 방법론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테이블코인의 지급준비금 구성과 운영 리스크를 정밀 분석해 스테이블코인으로 담보된 채무의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새로운 평가 방법론을 제안했다. 이번 프레임워크는 ‘1:1 화폐 가치 연동’과 무관하게 담보 자산의 질(Quality)과 법적 분리 여부에 따라 등급을 차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7일 금융투자 및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최근 전통 금융시장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신용평가 체계를 공개했다.

그동안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자체 보고서를 통해 1:1 달러 연동 등을 발표했으나, 제3자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무디스는 이번 안건에 대해 내년 1월 말까지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발행사의 일방적 주장이 아닌, 객관적인 등급을 통해 디페깅(가치 연동 해제) 위험을 보다 선제적으로 점검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로운 평가 모델의 핵심은 ‘준비금의 질적 분석’이다. 무디스는 준비금 총액이 발행량을 초과하는지를 넘어 준비금 풀(Pool)에 포함된 자산을 유형별로 분류해 평가할 방침이다. 미 국채나 현금처럼 변동성이 낮은 자산과 기업어음(CP)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서로 다른 할인율(담보인정비율 등)을 적용해 시장 급변 시 실제 상환 능력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비재무적인 요소도 평가의 한 축을 담당한다. 무디스는 △운영 리스크 △유동성 관리 능력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기술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등급을 산출한다. 이에 따라 겉으로는 동일하게 1달러 가치를 표방하는 스테이블코인이라도 내부 준비금 구성과 운영 시스템에 따라 신용등급은 ‘A급’과 ‘투기등급’ 수준으로까지 확연히 갈릴 수 있다.

특히 무디스는 ‘자산 분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행사가 파산하거나 재무적 위기에 처했을 때, 준비금이 법적으로 보호받아 투자자 상환에만 쓰일 수 있는지가 등급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내 규제 강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고 보고 있다. 쟁글 리서치 관계자는 “최근 제정된 ‘지니어스 액트’ 등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게 고유동성 자산 보유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도 지난 10월 기준 미 국채 익스포저가 13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히며 규제 준수 의지를 보인 바 있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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