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 이사회 “파라마운트 인수안은 리스크 과도"

파이낸셜뉴스       2025.12.17 23:16   수정 : 2025.12.17 23: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이사회가 파라마운트의 1080억달러 규모 적대적 인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하며 이미 합의한 넷플릭스와의 거래가 주주 가치 측면에서 우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WBD 이사회는 17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파라마운트의 인수 제안을 "열등한(inferior) 거래"이자 "실체가 불분명한 허상(illusory)"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의 개인 보증이 아닌, 엘리슨 가문 신탁(trust)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WBD 이사회는 "파라마운트는 인수 자금이 '완전한 보증'을 갖췄다고 주주들을 지속적으로 오도해왔다"며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며,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파라마운트는 WBD 주당 30달러의 현금 인수를 제안했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해당 거래가 엘리슨 가문 신탁에 포함된 자산으로 뒷받침된다고 설명했다. 이 신탁에는 약 2500억달러 규모의 오라클 주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워너 이사회는 "언제든 철회할 수 있는 신탁만으로는 대주주의 확실한 자금 보증이라 보기 어렵고, 이번 제안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병 계약도 아니" 라고 지적했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주주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과 하방 리스크"를 안긴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산과 부채 구조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고, 각종 예외 조항과 제한 조건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파라마운트가 인수 시 90억달러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워너 측은 "할리우드를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산업 전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넷플릭스와의 거래를 거부할 경우, 계약 해지 수수료와 부채 교환 거래 무산 등으로 최대 43억달러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라마운트의 공개매수(tender offer)는 내년 1월 8일 종료된다. 엘리슨 진영은 그 이전에 개선된 제안을 내놓을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편 WBD는 지난 12월 5일 넷플릭스의 830억달러 인수 제안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 영화 스튜디오와 콘텐츠 라이브러리, HBO 맥스 스트리밍 사업, 해리포터·배트맨 등 핵심 프랜차이즈를 확보하게 된다. CNN을 포함한 케이블TV 네트워크는 별도로 분사된다. 이후 파라마운트는 스튜디오 자산뿐 아니라 케이블TV 네트워크까지 함께 인수하려는 구상을 제시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