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 동학개미'에 고환율 지속…외국인에 러브콜 통할까
뉴스1
2025.12.19 07:03
수정 : 2025.12.19 10:39기사원문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 환경을 잇달아 손질하면서 외국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에 이어 환율 제도 개선, 통합계좌 활성화까지 맞물리며 과거 '외국인 견제'에서 '외국인 유치'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78조 원이 늘었다.
보관금액은 국내 거주자가 외화증권을 매수해 예탁원이 보관하고 있는 규모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가치다.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15조 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도, 외국인도 모두 국내 투자금을 빼서 해외로 나가고 있다.
정부는 최근 환율 급등의 주원인이 경제 펀더멘털보다는 달러가 들어오지 않고 나가기만 하는 '수급 불균형'에 있다고 보고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에 나섰다.
과거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과도할 경우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이제는 외국인 투자 비중 감소가 시장 유동성과 환율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2023년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30여 년 만에 폐지해 해외 투자자의 국내 접근성을 대폭 낮췄고, 최근에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에 보다 쉽게 접근하도록 '통합계좌' 개설 요건을 완화했다.
지난 8월 하나증권이 홍콩 엠퍼러증권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외국인 통합계좌를 개설했고,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도 통합계좌 개설을 준비 중이다.
기존에는 비거주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에 투자하려면 한국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개설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 도입으로 외국인 투자자 본인이 쓰는 현지 증권사를 통한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해졌다. 현재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계좌를 통해 미국 주식을 거래하듯 미국인이 미국 계좌를 통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제도 개선이 곧바로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의 접근성뿐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 주주환원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합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서 투자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다시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함께 시장 신뢰를 높이는 구조적 개혁이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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