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작 빠르게 정리한다…국내 게임사 '선택과 집중' 흐름 가속
뉴스1
2025.12.21 07:00
수정 : 2025.12.21 10:17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성적이 부진한 게임을 조기에 정리하고 있다. 실적이 저조한 게임에 자원을 투입하기보다 핵심 지식재산권(IP)에 역량을 집중하는 양상이 돋보인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의 서비스를 내년 2월 19일 종료한다.
'호연'은 엔씨소프트의 인기 IP '블레이드 앤 소울'을 기반으로 만든 수집형 RPG다. 지난해 8월 28일 정식 출시했다.
같은 날 '블레이드 앤 소울 2'도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다. 2021년 출시된 이 게임은 '블레이드 앤 소울'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과금 체계와 게임성 논란으로 부침을 겪다 내년 6월 30일 마침표를 찍게 됐다. 올해 10월에는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며 "신작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집중하고 이용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넥슨 역시 '속전속결' 행보를 보인다. 넥슨은 이달 17일 '슈퍼바이브' 서비스를 내년 2월 26일에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슈퍼바이브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개발자들이 세운 '띠어리크래프트'의 팀 대항 온라인 게임(MOBA)이다.
세 명이 한 팀을 꾸려 주요 전장 '브리치'에서 전투를 펼치는 방식의 배틀로얄 게임으로 올해 7월 24일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게임 운영진은 "깊은 고민 끝에 앞으로 개발과 운영을 지속하기에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넥슨은 올해 6월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서비스를 2년여 만에 종료했다.
게임을 담당했던 넥슨 자회사 니트로스튜디오는 "장기적으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니트로스튜디오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넥슨은 후속작인 '카트라이더: 클래식' 개발을 본사 라이브본부로 이관했다.
지난달에는 크래프톤 '어비스 오브 던전' 정식 출시가 무산됐다.
'어비스 오브 던전'은 올해 2월 북미 지역 소프트 론칭을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 8월 돌연 사전 등록을 중단했다.
개발진은 출시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하에 내년 1월 21일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조기 종료' 바람은 게임 공급이 늘어났지만 신작 유입 장벽은 높아진 시장 상황을 반영한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활용으로 게임 개발 난도가 낮아지며 공급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시장 경쟁은 그만큼 치열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스팀(Steam) 등에서 검증된 게임을 반복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신작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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