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재정난에도 신규 항공모함 건조...유럽 최대 규모

파이낸셜뉴스       2025.12.22 06:31   수정 : 2025.12.22 06:31기사원문
프랑스 마크롱, 샤를 드골함 대체할 새 항공모함 건조 발표
유럽 최대 규모 전망...2038년 취역 예정



[파이낸셜뉴스] 재정난에 시달리는 프랑스가 곧 퇴역하는 ‘샤를 드골’함을 대체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핵추진 항공모함을 새로 건조한다고 예고했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인근의 프랑스 주둔 부대를 방문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2건의 군사 계획법에 발맞춰, 철저하고 포괄적인 검토를 거친 끝에 새로운 항공모함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며 "새로운 포식자의 시대에 (적들에게) 두려움을 주려면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항공모함(PANG)'으로 명명된 신규 항공모함 사업은 102억5000만유로(약 17조7874억원)가 투입되는 대규모 국방 사업이다. 프랑스 정부는 2025년 예산안에 최종 발주를 반영했으며 이미 지난해부터 핵심 부품인 원자력 추진 장치에 대한 초기 작업에 착수했다.

신규 항공모함은 길이 261m의 4만2000t급인 현행 기함인 샤를 드골함보다 훨씬 큰 310m, 8만t급으로 건조된다.

AFP는 새 항공모함이 승조원 2000명, 전투기 30대를 수용할 수 있다며 10만t 이상인 미국의 ‘슈퍼항공모함’에 비해서는 작지만 중국과 영국의 항공모함에는 필적할 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함선이 완성되면 유럽 역사상 가장 큰 전투 함선이 될 전망이다.

카트린 보트랑 프랑스 국방장관은 새 항공모함이 프랑스 해군의 기존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함이 퇴역하는 2038년에 취역한다고 예상했다. 샤를 드골함의 경우 발주 15년 후인 2001년에 운용을 시작했다.

현재 유럽에서 항공모함을 보유한 국가는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소수에 불과하며, 유럽연합(EU) 내에서 핵추진 항공모함을 운용하는 국가는 프랑스가 유일하다. 다만 11척을 보유한 미국이나 3척을 보유한 중국에 비하면 여전히 전력 격차가 크다.

마크롱은 이번 사업이 프랑스 산업계, 특히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막대한 정부 부채와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마크롱은 지난 2023년부터 기존 퇴직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연금 개혁을 추진했으나 야권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마크롱 정부는 지난 16일 하원 표결에 따라 개혁 시기를 2027년 대선 이후로 미뤘다. 프랑스 내 일부 중도 및 온건 좌파 의원들은 최근 국가 재정난을 이유로 이번 항공모함 사업 연기를 주장해 왔으나, 마크롱 정부는 유럽의 안보 자율성 확보를 강조하며 이번 사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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