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배터리부품·변압기? 美 철강·알루미늄 관세 확대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5.12.23 11:08
수정 : 2025.12.23 11:07기사원문
美 업계, 상무부에 50% 관세 부과 대상으로 파생상품 추가 지정 요청
韓 업계는 반대 입장 "제조사에 과도한 부담…美 경제·안보도 피해"
22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관보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알루미늄 협회는 배터리 부품을 알루미늄 파생상품으로 분류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정부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파생상품에도 함량 가치를 기준으로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알루미늄 협회의 이번 요청은 배터리 부품에도 알루미늄 함량만큼 50% 관세를 부과하라는 것이다.
또 삼성SDI는 "배터리 부품의 경우 이미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는 25% 관세를 적용 받고 있어, 철강·알루미늄 관세 대상으로 지정되면 관세가 중복돼 배터리 제조사의 행정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LS일렉트릭은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산업에 중요한 변압기 및 변압기 제조에 사용되는 방향성 전기강판(GOES)을 파생상품으로 지정하면, 이미 심각한 변압기 공급 부족을 심화시켜 미국 경제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LS일렉트릭은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 같은 동맹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중국산 공급을 대체할 믿을 수 있고 안전한 대안이며, 미국의 정책 목표인 '디리스킹(위험 감소)'과 '적대적인 공급원에 대한 의존도 감소'에도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HD현대일렉트릭도 의견서에서 "(미국 기업들의 이번 요청은)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연시키며, 국방 및 공공 시설에 지장을 주고, 국가 안보 위험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이유로 변압기에 품목별 관세를 적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 5월에도 1차로 업계 요청을 접수한 뒤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 가전제품을 철강 파생상품 명단에 포함시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당시 LG전자는 "가전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철강·알루미늄의 양이 아주 작아 미국의 안보 이익에 유의미한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면서 가전제품 등을 명단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는지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상무부는 2차 의견 수렴을 지난 9월에 시작했으나, 아직 파생상품 목록에 추가할 품목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1차 명단 확대 당시 너무 많은 품목을 포함한 탓에 업계 혼선과 경제적 여파가 컸던 터라 상무부가 2차 확대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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