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어지러워 노약자석 앉았다 모욕당해…제 행동이 잘못됐나요?"
파이낸셜뉴스
2025.12.23 13:35
수정 : 2025.12.23 15: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장암 투병 중인 40대 여성이 퇴근길에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한 70대 노인에게 꾸지람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아줌마, 노약자석 뜻 몰라요?" 면박당한 40대 여성
A씨는 "3년 전 신장암 수술을 받고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며 "수술한 뒤 한 달도 못 쉬고 바로 일을 나가야 했던 지라 후유증으로 체력 저하나 어지럼증을 많이 느끼게 됐다"고 운을 뗐다.
얼마 전 A씨는 퇴근 후 지하철을 타고 귀가를 하던 중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 빈자리를 찾다 노약자석에 앉게 됐다고 한다.
퇴근 시간이라 만석이었던 탓에 결국 노약자석에 앉아 가던 중 한 노인이 A씨 앞에 서서 "요즘 사람들은 이렇게 개념이 없다니까. 못 들은 척까지 하네. 이봐요 아줌마, 노약자석 뜻 몰라요? 왜 거기에 앉아 있어요?"라고 말했고, 이에 A씨는 "죄송합니다. 제가 몸이 많이 안 좋아서요"라며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자 노인은 "얼핏 봐도 50세도 안 돼 보이는데 내가 올해 일흔하나야. 당장 비켜요"라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아주머니가 "여기 앉으세요"라고 말하며 자리를 비켜줬지만 노인은 끝내 앉지 않고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고 한다.
A씨는 "물론 저보다 나이 드신 분께 자리를 양보하는 게 맞지만 노약자석은 노인뿐 아니라 약자를 위한 좌석도 되지 않느냐"라며 "오늘 제 행동이 이렇게 모욕당할 만큼 잘못된 행동인 거냐"라고 물었다.
변호사 "경로석이 아니라 노약자석".. 네티즌은 "나잇값 좀"
해당 사연을 접한 양지열 변호사는 "사연자가 말씀하신 것처럼 노약자석이다. 경로석이 아니다"라며 "부상을 입었거나 장애가 있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노약자석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르신도 알 텐데 억지를 부린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어르신들이 서 계시는데 젊은 분이 앉아 있으면 저분이 아파서 저러신 건지 아닌데 이러시는 건지 판단이 안 될 때는 있다"며 "사연자의 경우 몸이 안 좋아서 그렇다고 설명하지 않았나. 믿고 앉아서 편히 가라고 해주는 게 어른의 마음인데 아쉽다"고 말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몸 상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저런 일이 발생한 것 같은데, 중간에 사연자가 분명히 고지를 했지 않느냐"라면서 "70대 어르신이 과하게 한 것 같다. 감정적인 요소가 개입된 게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젊은 사람들도 아플 수 있다. 제발 나이값 좀 해달라", "그렇게 정정하면서 왜 노약자석에 앉으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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