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몰라" 임성근 전 사단장 위증 재판 시작…"당시 기억 못 해" 혐의 부인

파이낸셜뉴스       2025.12.23 13:57   수정 : 2025.12.23 13:57기사원문
국회 증언법 위반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
임 측 "허위 진술 아냐...이종호도 몰라"



[파이낸셜뉴스]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검)에 의해 기소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국회 증언 당시 허위 진술을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기억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23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사단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 재판에 앞서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임 전 사단장 측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임 전 사단장의 국회에서의 증언에 대해 "당시 기억에 따라 진술한 것으로 허위 진술로 보기 어렵다"며 위증 혐의를 부인했다.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언급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8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증인신문 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핵심 증인 6~7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여러 차례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 관련 국회 법사위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이른바 '쌍용작전'으로 불리는 해병대 훈련과 관련해 위증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또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0월 국회 법사위에서 '아직도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지난 청문회 때 충분히 말씀드렸기 때문에 그 부분으로 갈음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같은 해 7월 국회 법사위에서는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수사기관에 알려줄 수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러나 임 전 사단장은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하자 돌연 20자리에 달하는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기억났다고 주장하며 이를 특검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국회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난 적이 없다고 증언했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당시 동석했던 배우 박성웅씨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는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받고 "내가 VIP에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임 전 사단장은 순직 해병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도 기소돼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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