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충격고백 "난 유럽에서 인종차별만 당해"
파이낸셜뉴스
2025.12.24 04:20
수정 : 2025.12.24 04: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 축구선수 이천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언급하며, 과거 유럽 무대에서 겪었던 인종차별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손흥민 선수(33, LAFC)의 독보적인 위상이 한국 선수들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으나, 그의 부재 시 한국 축구의 프리미어리그 내 영향력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천수는 이 같은 인종차별 경험을 언급한 배경으로 손흥민 선수의 압도적인 위상을 들었다. 그는 손흥민 선수가 "한국 사람이 아니다. 유럽에서 톱 클래스 선수다"라고 평가하며, 토트넘에서의 득점 기록과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달성은 "말이 안 되는 아시아인 기록"이라고 극찬했다.
이천수가 손흥민 선수를 언급한 것은 프리미어리그 내 한국인 선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상황 때문으로 알려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던 박지성 선수를 시작으로 꾸준히 한국 선수들의 프리미어리그 진출 소식이 이어졌으나,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을 떠날 경우 프리미어리그에 남는 한국 선수는 황희찬 선수 한 명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황희찬 선수는 울버햄튼에서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그는 최고의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잦은 부상으로 인해 회복에 전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천수는 손흥민 선수의 부재가 한국인들의 프리미어리그 시청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손흥민 집에 가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트로피가 있을 것"이라며 "127골은 말도 안 된다"고 그의 기록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천수는 "손흥민이라는 상징이 빠지니까 점점 힘이 빠져서 우리도 프리미어리그를 보지 않게 된다"며 "힘이 빠지니까 한국인도 자꾸 빠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영국 안에서도 손흥민, 손흥민 하면서 한국인, 한국인 했다. 토트넘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도 한국인의 이미지가 전파됐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손흥민이 빠지면서 한국과 프리미어리그가 멀어진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 '손흥민이 있는 나라'에서 '그냥 나라'가 됐다"며 이러한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우리나라 선수가 어떤 프리미어리그 팀에 가면 '손흥민의 나라가 있는 한국 선수잖아, 잘 하겠지'가 된다"며 "기본적인 기대치가 있을 것이다. 외국인들이 믿어준다는 건 엄청나게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천수는 다시 한번 "난 유럽에서 이것만(눈을 찢는 행위) 당했다. (사람들이 내게) 눈을 찢는 행동만 하고 있었다"고 언급하며, 과거 힘들었던 유럽 생활을 잠시 회고했다.
이천수는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003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하여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라리가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기대만큼 팀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누만시아 임대 생활을 거쳐 결국 한국으로 복귀했다.
한국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한 뒤 2007년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의 페예노르트로 이적하며 다시 유럽 무대에 도전했으나, 이번에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결국 그는 반 년 만에 유럽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와 일본 J리그를 경험한 뒤 2015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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