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뿌옇다가, 최악땐 실명"...겨울에 더 위험한 '이 병', 완치도 어렵다는데
파이낸셜뉴스
2025.12.24 19:00
수정 : 2025.12.24 19:00기사원문
겨울철 안압 가장 높아져 녹내장 위험 ↑ 시야 좁아진 것 알았을 땐 이미 늦어
[파이낸셜뉴스] "눈 앞이 뿌옇게 보여서 피곤한가 했는데, 알고 보니 녹내장이었어요. 주변 시야가 좁아진 걸 미처 몰랐죠."
황반변성, 당뇨망막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는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서서히 좁아지고,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대표적인 안과 질환이다.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녹내장이란?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 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재생이 불가능해 방치하면 실명에 이른다.
녹내장의 주요 원인은 각막과 수정체 사이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수'라는 액체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안압이 증가하는 것이다. 안압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고,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실명에 이른다.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안압이 높아져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떨어지면 눈 주변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류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안압이 상승하고 시신경에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녹내장에 걸리면 나타나는 주요 증상
우리 눈의 방수 배출구가 막히면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며 급성 녹내장이 발병할 수 있다.
높은 안압으로 인해 극심한 눈 통증과 두통이 발생한다. 눈 충혈, 시야 흐려짐, 빛 주변의 무지갯빛 후광, 구토와 메스꺼움이 동반되기도 한다.
급성 녹내장의 경우 신속하게 안압하강제를 투약해야 하지 않으면 2~3시간 안에 시력을 잃을 수 있어응급 상황으로 간주된다.
전체 녹내장의 90%를 차지하는 만성 녹내장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돼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보통 주변부 시야부터 조금씩 좁아지는데, 중심 시력은 유지되기 때문에 환자가 알아차리기 어렵다. 시신경 손상이 늘어나면서 운전 중 표지판이나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고, 주변 사물을 미처 보지 못해 부딪히는 일이 잦아진다.
이른 아침이나 밤늦게 일시적으로 시력이 저하되고 두통이나 눈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는 이 시간대에 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완치'는 어렵다... 녹내장 치료 방법
가장 기본적인 녹내장 치료는 안압강하제를 점안해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안압을 조절하면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에서도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안약만으로 안압 조절이 어려운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를 고려한다. 홍채에 레이저로 작은 구멍을 내 방수의 순환을 돕거나, 섬유주에 레이저를 조사해 방수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방식이다. 레이저 치료로도 안압 조절이 충분하지 않거나 빠른 안압 감소가 필요한 경우에는 눈 안에 새로운 방수 배출로를 만드는 수술적 치료가 이뤄진다.
다만 녹내장 치료의 목적은 이미 상승한 안압을 낮춰 진행을 늦추는 데 있으며,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는다.따라서 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예방이며, 남은 시신경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압 높이는 행동은 금물... 녹내장 예방 및 관리법
안압을 높이는 행동은 녹내장 위험을 크게 높인다. 물구나무서기나 허리를 숙여 땅을 짚는 등의 동작은 안압을 최대 11mmHg까지 높일 수 있어 위험하다.
요즘은 넥타이를 매는 일이 많지 않지만, 경조사가 있을 때는 착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넥타이를 지나치게 꽉 조여 매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넥타이가 목을 압박하면 경동맥과 경정맥의 혈류가 방해돼 안압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넥타이를 맨 상태에서 용변을 보거나 큰 소리를 지르면 복압까지 높아져 안압 상승이 더욱 심해질 수 있우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기 전 스마트폰을 하는 것은 녹내장 발병 위험을 높이는 행동이다. 주변이 어두우면 동공이 커지는데 방수 유출로가 좁아져 안압이 오르는데 이때 고개를 숙이거나 엎드려서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는 안압을 더욱 높일 수 있어 위험하다.
겨울철 스키나 보드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길 때는 고글 착용이 필수다. 영하의 날씨에 눈이 직접 노출되면 안구 표면이 급격히 건조해지고 자극을 받아 눈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녹내장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설원의 강한 방사선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카페인 섭취 역시 과도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커피 한 잔만으로도 안압이 1~2mmHg가량 상승할 수 있으며, 이러한 효과는 약 2시간 정도 지속된다. 하루에 커피를 5잔 이상 마시는 경우 녹내장 발병 위험이 최대 1.6배까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안압을 높일 수 있는 행동을 피하고 시신경 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녹내장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만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인 만큼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만 40세 이상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안압과 시신경 상태를 확인하는 녹내장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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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