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먹는다"..70만 '괴식 먹방' 女유튜버, 결국 계정 차단
파이낸셜뉴스
2025.12.24 06:21
수정 : 2025.12.24 06: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괴식 먹방’으로 논란을 빚은 중국의 한 인플루언서의 SNS 계정이 결국 차단된 가운데, 한국에서도 어린이와 청소년의 모방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1일 팔로워 약 70만명을 보유한 먹방 인플루언서 ‘첸첸첸’의 SNS 계정이 "어린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차단됐다.
지난 6월에는 오메가3 캡슐 한 병을 식초에 부어 한꺼번에 20알을 섭취하는 영상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성인의 하루 권장 섭취량을 한참 넘어선 과도한 모습에 우려가 잇따랐다.
시청자들은 권장량 이상의 영양제를 한꺼번에 먹는 것은 위험하다며 지적했지만, 그는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식초에 담근 껌 한 병을 먹거나 소화제 8알을 한 번에 삼킨 뒤 식초를 마시는 장면, 한약 재료로 쓰이는 말린 바퀴벌레와 강아지풀을 먹는 장면도 잇따라 공개했다.
또한 일부 영상에 섭식 장애의 한 유형인 ‘이식증’이라는 표현을 해시태그로 달기도 했다.
실제 한 초등학생이 첸첸첸의 영상 보고 샤워캡에 우유를 따라 마시는 모방 영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아이들이 따라 하면 누가 책임지느냐", "첸첸첸 영상은 금지돼야 한다" 등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SNS 측은 그의 계정을 차단했다. 첸첸첸의 계정은 이달 11일 현지 언론 보도 이후 집중적인 신고가 접수되며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괴식 먹방이 인기끌며..따라하는 챌린지로 이어져
‘괴식’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 중 하나다. 이에 SNS와 유튜브 등에서 인기 크리에이터가 선보인 특이하거나 위험한 음식 먹는 영상을 따라하는 '챌린지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녹말이쑤시개 요리, 딸기잼 바른 생선회, 사이다 부은 라면, 튀긴 고추를 넣은 커피, 아이스크림 비빔밥 등 극단적 괴식이 10~20대 사이에서 유행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의 모방 위험성이 사회적으로도 지적된 바 있다.
식약처 등 관계기관도 이 안전 문제를 공식 경고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6월에는 필리핀에서 유명 유튜버 동즈 아파탄이 먹방 다음날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당국이 관련 콘텐츠 금지를 검토하고 나서기도 했다.
괴식 문화는 청소년의 식습관, 신체 건강, 정신 건강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섭취하거나 과도한 폭식을 반복할 경우, 위장관 질환 등 신체적 부작용은 물론 심리적 트라우마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잘못된 식습관이 지속되면 심리적으로 섭식 장애나 우울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 하기보다는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부모와 보호자의 적극적 관찰과 지도가 필요하다.
괴식과 이식증의 차이는
이식증(pica)은 일반적으로 음식물로 이용되지 않는, 영양적 가치가 거의 없는 것을 즐겨먹는 상태를 의미한다. 만 2세 미만 소아에게서 나타나는 이런 행동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시기를 지난 뒤에도 1개월 이상 음식이 아닌 것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이식증으로 진단된다. 섭취되는 물질도 종이, 비누, 머리카락, 실, 흙, 얼음, 금속 등 다양하다.
이식증은 아동기에서 가장 많이 발병한다. 오래 지속될 경우 장폐색, 급성 체중 감소, 중독 등의 응급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 섭취하는 물질의 종류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다.
이식증의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철분과 아연 등 영양소 결핍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몸에 영양소가 부족할 때 무의식적으로 음식이 아닌 것을 찾는 것이다. 이식증과 가장 흔하게 동반되는 질환은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지적장애다.
이식증은 빠른 시일 내에 치료하는 게 좋다. 이식증이 지속되면 영양 불균형이 심해질 수 있다. 영양소 결핍은 어린이의 성장 발달을 방해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먹는 내용물에 따라 변비, 장폐색, 기생충 감염 등과 같은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다.
치료는 영양상태 평가부터 진행된다. 영양 결핍이 원인이라고 판단되면 영양소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심리적 요인이 원인이라면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이 필요하다. 이식증은 갑자기 나타나므로 예방법은 없으나 평소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면 이식증의 발병 요인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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