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은 수원에 '미친 승부사'가 왔다"…굴욕의 2년 수원삼성, 효볼 장착하고 다시 뛴다

파이낸셜뉴스       2025.12.24 13:20   수정 : 2025.12.24 18:54기사원문
이정효 감독, 수원 삼성 사령탑으로 공식 부임



[파이낸셜뉴스] 수원 삼성의 겨울은 춥고 길었다. 2년 연속 승격 좌절이라는 참담한 현실 앞에서 '축구 수도'의 자존심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절망의 끝에서 수원은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K리그 판을 송두리째 흔들었던 '전술 천재' 이정효(52)다.

수원 삼성은 24일 "제11대 사령탑으로 이정효 감독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확실한 축구 철학, 압도적인 지도력, 그리고 무엇보다 패배 의식을 걷어내고 승리를 쟁취할 적임자"라며 그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정효 감독의 부임은 그 자체로 '사건'이다. 그는 2022년 광주FC를 이끌고 K리그2 역대 최다 승점(86점)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썼다. 1부 승격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광주를 창단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로 이끌었고, 시민구단 최초 8강 진출과 코리아컵 준우승이라는 기적을 연출했다.

수많은 러브콜이 쏟아졌다. 해외 구단은 물론, K리그1 기업 구단들도 그를 탐냈다. 하지만 이 감독의 선택은 놀랍게도 2부 리그의 수원 삼성이었다. "수원의 진정성에 마음이 움직였다"는 그의 말은, 이제 수원이 단순한 승격을 넘어 '왕조의 재건'을 꿈꾸고 있음을 시사한다.



선수단 갈아엎고 '새판 짜기' 수원의 의지는 결연하다. 하나은행 K리그2 2025에서 2위를 차지하고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합계 0-3으로 완패하며 쓴잔을 마셨다. '명가'라는 타이틀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에 수원은 변성환 전 감독을 포함해 선수 10명과 결별하는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했다. 낡은 체제를 허물고, 그 자리에 온전히 '이정효의 색깔'을 입히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었다.

이제 '효볼(이정효+축구)'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 상륙한다.
물러서지 않는 공격, 숨 막히는 압박, 그리고 상대를 질식시키는 전술적 움직임이 푸른 유니폼을 입고 재현된다.

수원 구단은 "이정효 감독 부임 즉시 2026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팬들의 염원인 승격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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