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이민자 유입, 지역물가 낮추고, 내국인 실질구매력 높인다"
파이낸셜뉴스
2025.12.28 13:48
수정 : 2025.12.28 13: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8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이민자 유입이 지역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23년 39개 국내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 결과 이민자 유입 비중이 10%p 증가할 때 서비스 가격 수준은 0.6%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이같은 이유를 3가지 요인으로 분석했다.
먼저 낮은 임금의 저숙련 노동력이 유입되면 기업의 생산비용이 낮아지면서 가격 하방 압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외국인의 선호와 소비성향 등 이질적 특성에 따라 수요 구성이 품목별로 달라지면서, 품목에 따라 상이한 방향과 크기의 가격효과가 나타난다고 추정했다. 더불어 이민자의 유입에 따라 지역의 총수요가 확대되면서 가격 상방 압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자 유입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효과는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공공서비스, 외식제외 개인서비스 등 분야가 대표적이다. 이는 저숙련 노동 공급 확대에 따른 생산 비용 절감 효과로 해석됐다.
더불어 교육서비스, 주택임차료 등에서도 유의미한 가격 하락이 관측됐는데 이는 이민자의 사교육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아 가격 하방 압력이 형성된 결과다.
이민자 유입은 내국인 실질 구매력의 개선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중졸 이하 가구는 0.17~4.09%, 고졸 가구는 0.12~3.96%의 구매력 증가 효과가 있었다.
한편 저·중숙련 내국인의 임금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이민자가 내국인 대비 낮은 임금 구간에 위치하는 비중이 높았다. 이는 내·외국인 노동력이 완전히 대체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저·중학력 중심으로 이민자가 유입되고, 특정산업에서 이민자 집중도가 높은 상황이다.
산업연구원 김준호 부연구위원은 "서비스 분야의 인력난 완화와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학생을 활용한 노동공급 경로 다변화를 검토하되, 아르바이트나 단기 활용에 그치지 않도록 졸업 이후에도 인력난 업종·지역 일자리로 연계될 수 있는 '지역·직종 연계형 체류 트랙'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민자 밀집 지역에서 교육수요 악화가 교육기회의 불균형으로 고착화되지 않도록 공공교육 투자를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이민자 및 후속 세대의 사회 적응과 인적자본 형성을 위해 언어역량 중심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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