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뒤 축출된 한국 대통령은?…보기 '박근혜·문재인·윤석열·야생돼지'"

가디언, 2025년 한 해 이슈 결산 퀴즈에 나온 객관식 문제 '9번'

[파이낸셜뉴스] 해외 언론이 2025년 한 해 이슈를 결산하면서 낸 퀴즈 중에 '12·3 비상계엄'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을 넣어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스레터 등을 통해 28개의 연말 결산 퀴즈를 공개했다. 객관식으로 내놓은 문제들은 올해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한 뉴스들을 되짚어 보자는 취지에서 제출했다.

세계적인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해 발매한 앨범 제목은 무엇인지를 묻는 것부터 올해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의 교황이 되기 전 이름, 미국의 기술주 폭락을 촉발시킨 중국의 인공지능(AI) 이름은 무엇인지 등 질문의 분야나 내용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영국과 미국, 유럽 관련 이슈로 채워져 있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끈 질문이 한국과 관련된 9번째 문항이다.

가디언은 ‘계엄령 선포를 시도한 뒤 (지난 4월) 탄핵당해 권좌에서 축출된 한국 대통령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보기로 제시된 건 'a) 박근혜', 'b) 문재인', 'c) 윤석열', d) 야생 돼지(Yasaeng Dwaeji) 등 4개다. 가디언은 다음날 뉴스레터를 통해 정답도 알려줬다. 9번 정답은 'c) 윤석열'이다.

네 번째 보기에 대한 설명도 했다. 구글 번역기의 거친 번역이라는 전제와 함께 '야생 돼지’(feral hogs)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3~4분 안에 30~50마리의 야생 돼지가 마당에 침입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비상계엄 당일 계엄군들이 국회에 침입한 걸 빗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9번 문제 외에도 가디언은 정답과는 무관한 풍자적인 의미를 담은 보기를 제시하며 비슷한 설명을 덧붙였다.

가령 2번 문제인 '가디언의 뉴스레터 메인 이미지로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이라는 질문의 답은 'b) 도널드 트럼프'다.

a)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나 c)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보다 시선이 가는 건 d) 미스터 블로비다. 미스터 블로비는 1990년대 영국 TV쇼에서 큰 인기를 끈 코미디 캐릭터로 예측 불가능하고 즉흥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는 역할이다.

국내 네티즌들은 9번 문제에 “답이 여러 개인 것 같다”거나 “답을 고르기 어렵다”, “국제적 망신” 등의 씁쓸한 반응을 내놨다.

[e-mail]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