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고 웅크리지 마세요" 근육 수축, 목 디스크 부른다

파이낸셜뉴스       2025.12.31 14:04   수정 : 2025.12.31 14:04기사원문
찬 공기에 근육 수축·혈류 감소
목디스크 압 높아져 통증 악화



[파이낸셜뉴스] 겨울철 영하권을 오가는 추위에 몸을 잔뜩 웅크리는 자세가 습관화되면서 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단순히 추위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엔 목 디스크 등 척추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목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물리적인 환경 변화다. 찬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근육을 수축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혈류가 감소하고 근막과 신경 조직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둘째는 자세의 문제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어깨를 위로 올리고 목을 움츠리는 자세를 반복하면 목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뭉친다.

31일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홍예진 교수는 “이러한 자세는 경추(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인위적으로 증가시켜 통증을 유발하고, 기존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단순 뻐근함이 목 디스크로 진행되면 증상은 점차 하향 확산된다. 목과 어깨뿐만 아니라 견갑골(날개뼈) 안쪽까지 통증이 이어지고, 심할 경우 팔과 손가락 끝까지 저리는 방사통이 나타난다.

더 위험한 단계인 ‘척수증’으로 발전하면 섬세한 손동작이 어려워진다. 젓가락질이 서툴러지거나 단추를 채우는 일이 힘들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홍 교수는 “초기의 가벼운 뻐근함을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의학에서는 경직된 조직을 풀고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통합 치료를 시행한다.

초음파유도 약침은 실시간 영상을 보며 한약재 유효 성분을 염증 부위에 정밀하게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신경 회복을 돕고 통증을 빠르게 잡는 데 효과적이다.

침·전침·뜸도 치료에 사용된다. 긴장된 근육을 이완하고 통증 유발점을 완화한다. 특히 뜸과 부항은 겨울철 냉기로 굳은 조직의 혈류를 개선한다.

추나요법은 비정상적으로 틀어진 척추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디스크가 받는 하중을 분산시킨다.


전문가들은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단기 입원 치료를 통해 집중 관리를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자세다. 외출 시 목도리 등을 활용해 목 주변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고, 실내에서도 의식적으로 어깨를 펴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습관이 겨울철 목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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