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 넘긴 정년연장·근로시간 단축… 與 입법화 속도 내고 정부는 시범사업 확대

파이낸셜뉴스       2025.12.31 18:29   수정 : 2025.12.31 18:28기사원문
올해 노동시장 전반 구조개편 시동
경영계 '퇴직후 재고용' 대안 제시
주 4.5일제 도입에는 여전히 신중

정년연장과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본격적인 정책 의제로 떠오르면서 2026년 한국 노동시장이 큰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여당은 정년연장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며, 정부는 실노동시간 단축을 목표로 주 4.5일제 시범사업을 확대한다. 새해에는 정년·근로시간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재설계되면서 제도 변화가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개편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국회에 따르면 정년연장 논의는 올해 쟁점법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2028~2029년 단계적으로 정년을 65세로 높이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다만 노동계는 국민연금 수급연령 상향 시점에 맞춰 2033년 이전까지는 정년 65세가 완성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경영계는 인건비 상승과 청년고용 축소를 이유로 퇴직 후 재고용 중심의 체계를 선호하며 맞서고 있다.

정년연장이 논의될 경우 재고용 시장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정년 60세 도입한 사업체 특성과 정년퇴직한 고령 근로자의 이동' 보고서를 통해 "정년퇴직 근로자의 노동시장 재진입은 활발하지만 다시 취업한 일자리는 주된 경력과 관련성이 낮다"며 "고령 근로자의 경험과 숙련의 가치가 노동시장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성과 경험이 단절되지 않도록 직무 재설계와 임금체계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정년연장 논의와 함께 주 4.5일제 역시 올해 노동시장 변화의 주요 축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주 4.5일제 시범사업을 올해 1년간 운영하며 업종별·기업규모별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총 276억원의 예산이 배정된 '워라밸+4.5 프로젝트'는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사업장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현장 컨설팅을 지원한다. 공공부문에서는 이미 근무제도 전환 논의가 확산되고 있어 민간 확산 여부가 올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산업계는 올해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전망이다. 주 52시간제가 업종·직무별 적응 속도가 여전히 들쭉날쭉한 가운데 주 4.5일제가 전면 도입될 경우 생산라인 조정, 교대인력 충원, 비용 증가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인력난이 심한 중소기업과 교대 중심 업종은 제도 적용의 현실성이 낮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해 노동시장에서는 정년과 근로시간 두 축이 동시에 변하면서 임금체계·직무 설계·세대 간 일자리 균형을 둘러싼 전반적인 조정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년이 연장되면 고령 근로자의 직무전환과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고, 근로시간 단축은 생산성 보완장치를 요구한다.
청년층 고용 감소 우려,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 고령 근로자의 안전 문제 등 다층적 쟁점도 함께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동연구원 이승호 연구위원은 "정년과 근로시간 조정은 단일 이슈가 아니라 고용·임금·직무를 포괄하는 구조개편"이라며 "주된 일자리에서의 고용연장, 재고용 시 근로조건 하한선 보장, 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한 재정지원, 임금체계 개편 유도 인센티브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년연장에 따른 청년층 일자리 위축을 완화할 별도 지원방안도 필요하다"며 "보완정책과 제도 변화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고용 지속성과 노동 안정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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