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정보근절법)에 공식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6.01.01 12:30   수정 : 2026.01.01 12:30기사원문
미 국무부,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기업)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 표현의 자유를 약화"





[파이낸셜뉴스]【뉴욕=이병철 특파원】미국 국무부가 한국 국회가 통과시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정보근절법)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재계에서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디지털 규제를 추진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 표명이다. 향후 외교·통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간) 이 법에 대한 일부 언론들의 질의에 대해 대변인 명의 답변에서 "미국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기업)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하는 네트워크법(Network Act) 개정안을 승인한 데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에서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은 검열에 반대하며, 모두를 위한 자유롭고 개방된 디지털 환경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무부 차관, 엑스(X·옛 트위터)에 "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한다"라고 지적

이에 앞서 세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의 네트워크법 개정안은 표면적으로는 명예를 훼손하는 딥페이크 문제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한다"라고 적었다.

로저스 차관은 "딥페이크가 우려스러운 문제인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규제 당국에 관점에 따른 검열이라는 '침습적'(invasive) 권한을 주기보다는 피해자들에게 민사적 구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네크워크법은 지난 24일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다. 내년 7월 시행 예정이다.

이 법은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하고 불법정보와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 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대규모 정보통신망을 운영하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에 불법·허위 정보 삭제 등 일정 법적 의무를 부과했는데 이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벤치마킹했다.

미국 입장에서 이 법이 반갑지 않은 이유는 온라인 콘텐츠 규제와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과 배치되는 데다 메타와 구글 등 미국 플랫폼 기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탓이다.

■트럼프 행정부, 유해 콘텐츠를 차단·관리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

트럼프 행정부는 온라인에서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혐오나 차별 조장 발언 등 유해 콘텐츠를 차단·관리하는 행위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하며 반대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진보 성향의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우익 진영을 검열해 억압한다고 인식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2020년 대선 패배 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을 조장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사용을 금지당한 경험이 있다.

이들 빅테크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에서 승리하자 엄청난 후원금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화해'했으며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기업을 규제하려는 외국 정부의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보통신망법의 모델이 된 EU의 DSA가 메타와 구글 등 미국 기업을 겨냥했다고 보고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23일 DSA 제정을 주도한 EU 인사 5명을 비자 발급 제한 대상으로 지정했다.
당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5명에 대해 "그들이 반대하는 미국의 시각을 검열, 억압하고 수익 창출을 제한하기 위해 미국의 플랫폼 기업들을 강압하는 조직적 시도를 이끌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에 대해서도 EU와 유사하게 문제를 제기할지가 관건이다.

다만 EU의 경우 2023년에 도입한 DSA에 근거한 첫 과징금을 지난 5일 미국 소셜미디어 엑스에 부과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을 초래했지만, 정보통신망법은 내년 7월 시행 예정이라 상황을 더 지켜보려 할 수 있다.

pride@fnnews.com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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