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법원의 임의경매, 상장사 공시의무 대상 아냐"
파이낸셜뉴스
2026.01.05 14:20
수정 : 2026.01.05 17:07기사원문
기업에게 이중 공시의무 부담 없게 하는 것, 입법 취지 부합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해 12월 4일 A사의 주주 7명이 회사의 대표 등 경영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소송은 2014년 12월 코스닥 상장사였던 금속 가공업체 A가 인천과 충남 아산시의 회사 소유 공장을 경매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회사는 법원의 임의경매개시결정을 약 2주 뒤인 2015년 1월 6일 공시했고, 이튿날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투자자들은 경영진이 경매 사실을 뒤늦게 공시해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공시의무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시행령의 '소송'은 증권에 관한 소송만을 의미하고, 그 증권에 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소송을 포함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의미다.
대법원은 우선 법인 스스로 증권에 관해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소송인지 판단해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중대한 영향'이라는 문언이 누구에게나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일의적'(一義的·뜻이 같은) 표현이라고 볼 수 없고 명확하게 해석되기도 어려우므로 그 해석에 따른 위험을 제출의무자인 법인이 부담하게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결국 법인으로서는 미제출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법인과 관련된 소송이 제기된 모든 경우에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결과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런 결과는 법인이 이중으로 공시의무를 부담하지 않도록 한 주요사항보고서 제도 도입 취지에 비춰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대법원은 "이런 법리에 비춰보면 임의경매개시 결정이 있었다고 해서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공시의무 사항으로 규정한 '소송'이 제기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고, A사가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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