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쿠팡 임원 주식매각 문제 발견시, SEC 협조 검토”

파이낸셜뉴스       2026.01.05 12:57   수정 : 2026.01.05 15:21기사원문
특사경에 인지수사권 신설 추진…디지털 포렌식 전담팀 통해 속도전



[파이낸셜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이 최근 논란이 된 쿠팡 전·현직 임원들의 대규모 주식 매각과 관련해, 미공개 정보 이용 등 부정거래 소지가 확인될 경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5일 밝혔다. 또한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자체적으로 혐의를 인지해 수사할 수 있는 인지수사권 확보를 추진하고, 복잡한 제재 절차를 줄여 불공정거래 수사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출입기자단과 질의응답을 통해 “쿠팡의 미공개 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는지 판단 중이며, 문제가 발견되면 관할권 해결을 위해 SEC에 자료를 요청하고 적극적으로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토한 주식 매각 거래 가운데 두 건은 1년 전 공시된 것이지만, 한 건은 문제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추가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전·현직 임원이 쿠팡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대외적으로 공지되기 전후로 쿠팡 주식을 대규모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자 거래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쿠팡이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지만 국내 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한·미 금융당국 간 협업 가능성을 내비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근본적 조사 시스템 개편안도 내놨다. 그는 “금감원이 기획 조사한 사건에 한해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조사 프로세스는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게 이 원장 판단이다. 특사경은 관련 행정기관 공무원 등에게 제한된 범위의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금감원의 특사경 업무는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한정되어 있지만, 이 원장이 취임 이후 수차례 인지수사 권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현재는 금감원 조사 후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수사심의위원회를 거쳐 검찰에 통보되기까지 약 11~12주가 소요된다”면서 “이 기간 동안 증거가 인멸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에도 매우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증선위원장 긴급조치를 통해 곧바로 검찰에 이첩하는 패스트트랙 제도가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대다수 사건이 자조심, 증선위, 수사심의위원회를 모두 거치는 탓에 수사 착수까지 수개월이 걸린다는 문제의식이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보다 강화된 패스트트랙을 제안했다. 금감원 조사국이 중대 혐의를 포착하면 금융위 위원들이 포함된 수사심의위원회에 즉시 회부하고, 곧바로 검찰 지휘를 받아 수사에 착수하는 방식이다. 향후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이 부여될 경우, 추가 법 개정을 통해 금감원 특사경 내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원장은 “조사 파트와 수사 파트(특사경) 간 정보 교류 차단(방화벽)은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자체 인지수사권과 패스트트랙을 통해 수사 개시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금융위·증선위·검찰과의 견제와 균형 구조는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갈수록 지능화되는 주가조작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포렌식’ 역량 강화 계획도 내놨다.
이 원장은 “현재 포렌식 인력 부족으로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며 “기존 합동대응단 외에 포렌식만을 전담하는 별도 팀을 구성하고 인력을 대폭 충원해 수사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언급대로) 주가조작근절 합동 대응단 경쟁 체제가 갖춰질 경우, 2개 대응단이 포렌식 역량을 공유할 수 있도록 별도 플랫폼을 구성하는 방안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원장은 금감원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 논의와 관련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예산과 조직 통제를 받고 있어 공공기관 지정까지 더해지면 옥상옥 규제가 된다”며 “금융감독기구의 글로벌 스탠다드인 독립성, 중립성, 자율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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