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세계 최대 리스크는 미국" 타임의 경고

파이낸셜뉴스       2026.01.07 11:00   수정 : 2026.01.07 12:38기사원문
시사주간지 타임, 2026년 10대 리스크 발표
미중 충돌이나 미러 확전보다 미 내부 정치 변화가 최대 리스크
트럼프 권력 집중, 견제 장치 해체가 전술적 일탈 넘어 체제변환 단계로
미국의 제도 불안이 금융시장·동맹·안보 질서 전반으로 확산
미중분쟁, 유럽 정치 불안, 러시아·나토 충돌, AI 발전, 불안한 북미관계, 물 문제 등 10대 리스크 선정



[파이낸셜뉴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6일(현지시간) 2026년 10대 리스크를 발표하고, 내년 세계가 전면적 군사 충돌보다 더 위험한 형태의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타임은 미중 또는 미러 간 대결 가능성보다 미국이 스스로 구축해 온 국제 질서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공백을 가장 중대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타임은 "2026년은 기존 질서가 무너졌지만 새로운 질서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과도기의 해"라며 정치·에너지·안보·기술·자원 전반에서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1. 미국의 정치 혁명


타임은 2026년 최대 리스크로 미국 내부 정치 변화를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를 체계적으로 해체하고, 정부 기구를 장악해 국내 정치적 적을 겨냥한 도구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체제 차원의 변환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행정부와 사법·규제 기관이 정치적 충성도에 따라 작동하는 구조가 고착될 경우 미국의 정치 불안은 일시적 혼란을 넘어 글로벌 금융과 동맹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리스크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정치 혁명은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크지만, 실패하더라도 과거의 상태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2. 과도한 전력 우위


21세기 핵심 기술은 모두 전력 인프라 위에서 작동한다. 전기차, 배터리, 드론, 로봇, 인공지능(AI)이 대표적이다. 타임은 중국이 이른바 '전기 스택'을 장악하며 세계 최초의 '전기국가(electrostate)'로 부상한 반면, 미국은 화석연료 중심의 '석유국가' 지위를 굳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이 20세기형 에너지를 요구하는 동안 베이징은 21세기형 인프라를 저가에 제공하고 있으며 신흥국들이 중국의 선택지를 선호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타임은 AI 경쟁에서도 미국이 가장 뛰어난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전력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배치를 실현할 수 있는 중국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3. 돈로 독트린


트럼프 대통령은 먼로 독트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서반구에서 미국의 우위를 재확인하려 하고 있다. 이른바 트럼프식 먼로주의인 돈로 독트린이다. 타임은 그 상징적 사례로 베네수엘라를 지목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축출과 미국 내 재판은 정치적 성과로 평가되지만 이후 안정적이고 친미적인 정부로 이행하는 과정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남미 전반에서 미국의 강압적 접근이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의도치 않은 역풍을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3. 포위된 유럽


프랑스, 독일, 영국은 모두 취약한 정부 체제로 2026년에 진입했다. 좌우 포퓰리즘 세력의 압박과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통상 공세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정책 마비 또는 지도부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타임은 유럽이 경제 침체 대응, 미국의 안보 후퇴 보완, 우크라이나 지원 지속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이 유럽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거나 그린란드를 병합하는 극단적 선택에 나설 경우 전후 대서양 동맹 질서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4. 러시아의 두 번째 전선


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장 위험한 전선은 참호가 아니라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간 하이브리드 충돌로 이동하고 있다. 타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경제적 부담이 커지기 전에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시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응해 나토는 드론 격추, 러시아 국경 인접 군사훈련, 공격적 사이버 작전을 병행하며 처음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전망이다. 상호 위험 감수 수준이 높아지면서 유럽 심장부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5. 미국식 국가자본주의


타임은 트럼프 행정부를 뉴딜 이후 가장 개입적인 미국 정부로 평가했다. 관세 정책이 정치적·법적 제약에 직면하면서 행정부는 지분 투자, 수익 공유, 규제 차별, 투자와 시장 접근을 연계한 거래 방식 등 보다 정교한 수단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와 보조를 맞춘 기업은 혜택을 받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선례는 향후 정권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타임은 예상했다.

6. 중국의 디플레이션 덫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 국면이 심화되고 있지만 베이징은 이를 끊기 위한 대규모 소비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 타임은 2027년 당 대회를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기 회복보다 정치 통제와 기술 패권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부담은 청년층과 민간 부문에 집중되고 있으며 중국은 수출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시장의 수용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7. 사용자 집어삼킨 AI


AI는 혁신 기술이지만 투자자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압박 속에서 추출적 수익 모델로 기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타임은 대화형 AI에 광고나 유료 영향력이 삽입될 경우 이용자가 중립적 정보와 상업적 유도를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는 단순히 주의를 빼앗는 기술이 아니라 사고 방식과 행동을 형성하는 매개체라는 점에서 소셜미디어보다 더 큰 사회·정치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9. 좀비 USMCA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은 개정도 폐기도 아닌 '좀비 상태'로 2026년을 맞을 전망이다. 타임은 트럼프가 새로운 다자 협정보다 기존 협정을 불확실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양자 압박을 가하는 데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미국이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산업을 중심으로 북미 무역의 예측 가능성은 크게 훼손되고 있다.


10. 무기가 된 물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이미 물 스트레스 지역에 살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 국제적 거버넌스는 사실상 부재다. 타임은 인더스강 조약 중단, 에티오피아의 나일강 대형 댐 가동, 중국의 초대형 댐 건설이 동시에 진행되며 주요 국제 하천이 '무규범 상태'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단일 위기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다음 지정학적 충격이 올 경우 물 문제는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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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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