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2억? 내년에는 400억 든다"... 삼성이 2026년 우승에 올인 한 이유

파이낸셜뉴스       2026.01.09 08:00   수정 : 2026.01.09 10:51기사원문
원태인 + 구자욱 FA... 두 명 잡으려면 300억 이상 각오해야
최형우, 강민호 불혹 넘긴 나이.. 2년 계약
지명권 주고 영입한 박세혁도 FA
올해만 430만불... 갈수록 커져가는 외국인 몸값
가성비 우승 가능 시즌 2026년이 마지막





[파이낸셜뉴스] '닌자' 이종열 단장의 스토브리그는 화려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72억 원으로 가려운 곳을 모두 긁었다.

팬들은 환호하고, 전문가들은 삼성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는다.

이번 스토브리그 주인공은 단연 삼성이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 뒤, 삼성의 시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그리고 잔인하게 돌아가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보자. 삼성 라이온즈에게 2026년은 단순한 우승 도전의 해가 아니다. '가성비'로 우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 중심에는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과 '캡틴' 구자욱이 있다. 삼성 팬들에게 이 두 선수는 대체 불가능한 상징이다. 구단 역시 잡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두 선수를 모두 잔류시키는 데 필요한 금액은 최소 250억 원, 경쟁이 붙는다면 300억 원도 우습게 넘어간다. 다년 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다. 선수가 절대'갑'인 쉽게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이는 이종열 단장의 협상력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룹 차원의 통 큰 결단, 즉 '재가'가 떨어져야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잡으면 최상이지만, 전체 1위의 샐러리캡과 그룹의 자금 사정을 고려할 때 100% 잔류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불확실성이 2026년을 기회로 만든다. 원태인과 구자욱은 아직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다. 게다가 예비 FA와 다년 계약을 앞둔 선수들에게 발동한다는, 그 강력한 'FA로이드(FA+스테로이드)'가 폭발할 시점이다. 동기부여는 최고조다. 전력은 그대로인데 정신력은 배가된다. 이보다 더 좋은 타이밍은 없다.



팀 구성을 뜯어보면 '올인(All-in)'의 정황은 더욱 뚜렷하다. 이번에 영입하고 잔류시킨 전력의 대부분은 철저히 '단기 결전용'이다.

돌아온 영웅 최형우는 우리 나이로 마흔 셋이다. 2년 계약을 맺었지만, 당장 내년에 은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안방마님 강민호 역시 불혹을 넘긴 2년 계약자다. 지명권을 주고 영입한 박세혁도 내년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포수 왕국의 유효기간도 사실상 내년까지다.

외국인 선수진의 몸값 상승폭을 보면 위기감은 더 실감 난다. 이미 외국인 선수 3명에게만 430만 달러를 썼다. 든든한 에이스 후라도는 작년 100만 달러에서 대폭 인상된 총액 170만 달러(계약금 30만, 연봉 130만, 인센티브 10만)에 사인했다. 타선을 이끈 디아즈 역시 작년 80만 달러에서 두 배가 뛴 160만 달러(계약금 20만, 연봉 130만, 인센티브 10만)에 도장을 찍었다. 여기에 신입 맷 매닝도 100만 달러를 꽉 채웠다.



만약 올해 우승을 못 하고 내년으로 넘어간다면? 430만 달러는 시작일 뿐이다. 디아즈와 후라도가 더 잘한다면 그들의 몸값은 감당 불가 수준으로 치솟거나, 더 큰 무대로 떠날 것이다. 즉, 현재의 이 호화로운 라인업은 유통기한이 길어야 2년, 짧으면 딱 1년짜리 '한정판'이라는 뜻이다.

이종열 단장은 부임 후 14년 만의 패권 탈환을 위해 모든 전력을 2026년에 응집시켰다. 202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2025년 플레이오프 진출. 선수단에는 큰 경기에 대한 면역력과 경험치가 꽉 찼다. 신구 조화도 이상적이다. 우승을 위한 밥상은 완벽하게 차려졌다.





다만 만약 올해 우승하지 못한다면? 그 대가는 혹독하다. 내년 이후 이 전력을 유지하려면 원태인-구자욱의 몸값, FA 박세혁, 외국인 선수의 인상분 등을 합쳐 최소 300억 원 많게는 400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닌자'의 매직으로 72억 원에 꾸린 지금의 가성비는 다시는 오지 않는다.

그래서 삼성은 우승해야 한다. 아니, 반드시 우승해야만 한다.
2026년은 삼성 라이온즈가 가장 합리적인 비용으로, 가장 강력한 전력을 뿜어낼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라인업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 사자 군단의 '우승 시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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