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입차 무덤' 日 판매량 ‘1169대’...18년래 최대치

파이낸셜뉴스       2026.01.11 13:24   수정 : 2026.01.09 22:10기사원문
日취향 저격 인스터 EV 인기↑ 신형 넥쏘도 상반기 출시 예정 팬덤 출범·시승 확대 등 현지 공략 도요타 ‘경쟁적 협력’ 관계 활용

[파이낸셜뉴스] 현대차가 ‘수입차 무덤’인 일본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하며 재진출 3년 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소형 전기차(EV) 인스터가 전체 판매 절반 이상을 견인한 가운데 중·일 갈등 반사이익으로 성장 모멘텀이 더해지면서 2007년 이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는 수소차 넥쏘 출시를 필두로 도요타 협력 강화 등 현지 공략을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재진출 3년 만에 네 자릿수
11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서 1169대를 팔았다. 전년(618대)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가 2022년 일본에 재진출한 후 연간 1000대를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지난 2007년(1223대) 이후 최대폭 판매다.

절대 수치는 작지만 지난 2024년 기준 일본 신규 차량 판매에서 자국 브랜드 비중이 95%가량임을 고려할 때 지난해 현대차의 판매량 상승세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요타를 비롯한 자국 브랜드가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은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일본으로 역수입되는 일본 브랜드의 차량도 연간 10만대를 상회할 만큼 자국 브랜드의 힘이 세다.

현대차도 지난 2001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2009년까지 누적 판매 대수가 1만5000대에 그치며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EV 보급률이 선진국 중 최저 수준인 점을 공략해 무공해차량(ZEV) 중심 라인업을 무기로 2022년 재진출했다.

특히 지난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캐스퍼 일렉트릭의 수출형 버전인 인스터 EV가 현대차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차체 크기가 전장 3830mm, 전폭 1610mm, 전고 1615mm 수준인 인스터 EV의 경우 일본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현지 도로 환경에 적합한 효율적인 패키징을 갖췄다는 평가다.

최근 악화일로에 접어든 중·일 관계도 반사이익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는 17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57대)보다 310.5% 급증했으나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의 경우 14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전체로 봐도 전년 대비 증가율이 현대차(189.2%)보다 낮은 162.4%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중심 시장 공략 지속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를 앞세워 점유율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재진출 첫 해에 아이오닉 5가 '일본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아시아 자동차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되는 등 일본 내 현대차 EV에 대한 긍정적인 공감대가 이미 마련된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 10월에 ‘재팬 모빌리티쇼 2025’에서 공개한 ‘디 올 뉴 넥쏘’를 올해 상반기께 일본 시장에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충전 시간이 5분 내외에 그치는 신형 넥쏘는 1회 충전으로 최대 72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수소차 부문에서 협력 파트너인 도요타와의 오너 간 교류도 확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일본 최대 튜닝·모터스포츠 전시행사인 '도쿄 오토살롱 2026'에서 "현대차와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발전하는 관계"라고 밝혔다.

현지 소통 창구도 넓히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일본 전역 18곳에서 드라이빙 스폿(Driving Spot)을 운영하며 일본 고객들에게 다양한 시승 체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해외 첫 공식 브랜드 팬덤인 ‘현대모터클럽 재팬(Hyundai Motor Club Japan)’을 공식 출범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기차 보급률이 2%대임을 고려할 때 기술력을 강조한 친환경차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접근은 효과적”이라며 “고객 커뮤니티 활동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향후 판매량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