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쿠바 겨냥… 트럼프, 끝 모를 '석유 야욕'
파이낸셜뉴스
2026.01.12 18:14
수정 : 2026.01.12 18:47기사원문
석유·자본 통로 전면차단 압박
트럼프, 체제 교체 가능성 시사
쿠바 정부 "주권 침해" 즉각 반발
트럼프 "쿠바로 가는 석유·돈 끊는다" 최후통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산 석유와 자금이 흘러가는 통로를 전면 차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쿠바 정권의 생존을 정조준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축출 이후 쿠바를 다음번 '손 볼 대상'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쿠바는 베네수엘라의 석유에 의존해 온 만큼 에너지·경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됐다.
쿠바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미국의 압박을 "주권 침해"로 규정하며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무장관도 미국의 강압에 굴복하지 않으며 연료를 수입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 석유 의존도 큰 쿠바, 에너지 경제위기 가능성
문제는 실물 경제다. 쿠바는 관광산업 침체, 만성적인 외화 부족, 비효율적인 국영 경제 구조에 더해 베네수엘라산 저가 석유 의존도가 높다. 석유 공급이 흔들릴 경우 전력 생산 차질과 잦은 정전, 물류 마비가 불가피하다. 이미 수도 아바나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는 연료 부족과 식량 배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난이 정치적 불만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쿠바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게시물에 "좋은 생각"이라고 반응해 논란을 키웠다. 쿠바 망명자의 아들인 루비오를 상징적으로 언급한 발언으로, 체제 교체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쿠바 정권의 종말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쿠바가 러시아, 중국 등 우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비공식 경로를 통한 에너지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쿠바 압박 배경에는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미국의 통제 강화와 개입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에너지부 수장인 크리스 라이트 장관은 미국 기업들의 진출 확대와 생산 증가를 예고하며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를 미국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정 물량의 원유를 확보해 유통을 통제하고, 판매 대금은 미 재무부 계좌에 예치하도록 하는 조치도 취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를 소유하지는 않지만, 유통과 수익 흐름을 관리한다. 이를 통해 국제 유가 하락을 유도하는 동시에 쿠바로 흘러가던 석유·자금의 차단을 실효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계산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