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독촉 대신 붕어빵 한봉지, 사람을 살렸네요"

파이낸셜뉴스       2026.01.13 08:05   수정 : 2026.01.13 08: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체납·징수 업무를 맡은 공무원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관심이 삶을 포기하려던 50대 여성을 살렸다.

차량 공매 위해 찾아간 공무원..."마트에서 뭐라도 사주겠다"


지난 5일 경기 수원시 등에 따르면 수원 소재의 한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는 삶이 너무 힘들어 모든 걸 포기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수개월째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지방세와 과태료 체납으로 통장은 압류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용직 일자리마저 끊겨 다리 인대가 끊어진 20대 아들은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더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A씨는 주변을 정리하며 체납액 일부라도 갚기 위해 10년 넘은 차량의 공매를 신청했다.

차량 공매 절차를 맡은 수원시 징수과 체납추적팀 신용철 주무관은 공매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A씨가 사는 아파트를 찾았다. 그는 사정을 듣는 과정에서 A씨 가족이 며칠째 굶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신 주무관은 마트를 함께 가자고 제안했으나 A씨는 "누구에게도 신세 지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다.

"신세 지고 싶지 않다" 거절에, 붕어빵 사서 다시 찾아가


신 주무관은 돌아가는 길에 주변 현금 인출기를 찾았으나 찾지 못했고, 수중에 있던 4000원으로 붕어빵 6개를 사서 다시 A씨 집을 찾았다.

그는 A씨에게 "힘내세요"라는 말과 함께 붕어빵을 건네고 떠났다.

신 주무관에게 붕어빵을 건네받은 A씨는 "붕어빵을 들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너무 맛있게 먹으면서 '살아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신 주무관은 쌀과 반찬, 라면 등을 들고 A씨 집을 찾아가 그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수원시 공무원은 수원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니, 미안해하지 않고 드셔도 된다. 힘내세요"라며 A씨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다시 살아볼까 희망 생겨"...알바 찾으러 나선 아들


이러한 신 주무관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관심은 변화를 만들었다.

A씨 아들은 밥을 먹고 "아르바이트라도 찾아보겠다"며 집을 나섰다. A씨도 무료 법률 지원 상담을 받고, 세무서를 찾아 세금 조정 신청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신 주무관은 A씨에게 종종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고, 일자리 정보,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방법, 무료법률상담, 세무서 조정 신청 등의 정보도 안내했다.

2025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신 주무관은 떡볶이와 순대, 튀김이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또다시 A씨의 집을 찾았다.

그는 A씨에게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는 동안 음식이 다 식었다"며 "꼭 데워서 드셔라"고 당부했다.

'칭찬합시다' 글 올린 시민 "잘 살아서 보답하겠다"


A씨는 지난 5일 수원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을 통해 신 주무관 등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A씨는 "제게 희망과 감사함을 알게 해주신 신용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잘 살아서 꼭 보답하겠다"고 했다.

신 주무관은 "며칠 전 김치를 택배로 보내드렸는데, '정말 오랜만에 김치를 먹었다'며 고마워하셨다"며 "A씨 가족이 자립할 때까지 계속 연락하며 안부를 확인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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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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