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화 국제화 올인…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속도전
파이낸셜뉴스
2026.01.13 15:45
수정 : 2026.01.13 15:44기사원문
올 1분기 스테이블코인 규율 마련‧하반기 외환법 개정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인프라인 ‘원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을 통해 발행 요건을 정립하는 것은 물론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통해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율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13일 국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정부의 ‘2026년 경제성장전략’ 일환으로 올 1·4분기 중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가 담긴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인 인가제(자본력·재무건전성 심사) △준비자산 보유 의무(발행액 대비 100% 이상) △상환청구권 법적 보장 등이 명문화될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사실상 ‘디지털 원화’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는 금융위 정부안을 포함해 총 8개의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논의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원화 국제화’를 견인할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하반기에는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외국환거래법 개정에 착수한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승호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원화는 지난 30년간의 자본시장 개방에도 불구하고 규제적 틀에 갇혀 국제 교환성 통화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원화 국제화는 외환보유액 확충 등 전통적 방식보다 훨씬 선제적이고 효율적인 위기 대응 방안”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원화는 역외 거래가 엄격히 제한되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의 활용도가 낮았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을 통해 외국인의 원화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국경 간 원화 지급결제 및 역외 원화 금융 수요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책 당국의 로드맵이 구체화되면서 업계의 시선은 ‘국경 간 거래 규율’의 세부내용에 쏠리고 있다. 특히 테더(USDT)와 서클(USDC) 등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 및 역외 이전 규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금세탁방지(AML)와 외환 건전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실질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해외 대형 스테이블코인과의 형평성 있는 규제 설계가 필수적”이라며 “외국환거래법 개정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자금세탁방지와 외환시장 변동성 관리방안이 얼마나 촘촘하게 마련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KB증권은 한국은행의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 담긴 인프라 정비 계획에도 주목했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한은금융망 운영시간 연장과 24시간 운영되는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신설 등이 눈에 띈다”며 “원화를 언제 어디서나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스테이블코인이 국경을 넘나들며 원화 국제화를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