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석화·건설 약한 고리' 롯데그룹 연쇄트리거 불안감 고조
파이낸셜뉴스
2026.01.14 14:12
수정 : 2026.01.14 10:47기사원문
"트리거, 한 노치 차이"
[파이낸셜뉴스]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차입금(회사채, 기업어음, 은행 차입) 신용 구조가 기한이익상실에 해당하는 트리거까지 1노치에 불과해 시장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약한 고리에서 균열이 발생할 경우 리스크가 계열사 전반으로 퍼지는 ‘연쇄 트리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영화관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모회사 롯데쇼핑의 자금지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그룹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석유화학사 롯데케미칼과 건설사 롯데건설의 구조조정도 초미의 관심사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롯데컬처웍스, 롯데건설 등 롯데 주요 계열사들의 차입 구조에 기한이익상실(EOD)·강제 조기상환 조건 등 등급 연동 트리거가 다수 설정돼 있다. 이들 기업의 EOD는 현재 수준의 신용등급 대비 한 노치만 떨어지면 트리거가 발동된다.
롯데컬처웍스(A3+)의 경우 단기 신용등급이 한 노치 아래인 A30로 떨어질 경우 강제상환해야 하는 트리거가 발동된다. 해당 회사채 규모는 100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적은 수준이다. 비교적 적은 규모라 현금상환을 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앞으로의 외부 조달 여력이다.
롯데컬처웍스의 3년 이내 갚아야 하는 회사채 규모만 3800억원에 달하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677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당장 다음 달 3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지난 2024~2025년 발행한 3500억원 규모 영구채는 법적 만기가 2054~2055년이지만, 스텝업 조건이 붙은 콜옵션 행사 시점이 2027년 2월(2000억원), 2028년 9월(1500억원)로 대기 중이다. 사실상 3년물 성격의 단기성 자금인 셈이다.
외부자금 유치와 합병으로 자금난을 타개하려고 했지만 합병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애초 목표로 지난해 하반기 4000억원 외부투자 유치를 마무리했어야 하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롯데컬처웍스와 합병을 준비 중인 메가박스중앙의 단기물 신용등급 역시 지난해 12월 A30에서 A3-로 하향 조정됐다. 두 회사가 합병을 한다고 하더라도 합병 효과에 대해 투자자들은 의문을 갖는 상황으로 보인다.
합작 법인은 공동 경영 체제로 운영하고 신규 투자 유치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부담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롯데컬처웍스 모회사인 롯데쇼핑의 재무건전성에도 간접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쇼핑(AA-)의 강제상환옵션이 내걸린 회사채 규모는 1000억원 수준이다. 해당 옵션은 1곳 이상의 신용평가사가 회사의 신용등급을 A+등급 이하로 평가시 강제 조기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트리거가 충족될 경우 그룹 전반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롯데그룹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도 신평사의 집중 모니터링 대상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에 기한이익상실(EOD) 트리거가 포함된 차입 규모는 총 6조4954억원으로 과중한 수준이다. 이 중 단기 신용등급(A1) 대비 1노치 떨어질 경우 트리거가 발동되는 금융권 차입금 규모는 1조1914억원에 달한다. 2노치 떨어질 경우 5조3040억원 차입금에 대해 트리거가 발동한다. 해당 차입금에는 회사채는 포함되지 않아 트리거 발동시 회사는 은행권과 협의에 나서야 한다.
■ 롯데케미칼 트리거 확산시 국내은행 및 증권사 재무건전성도 위협
문제는 일본계 은행 등 해외 금융기관 차입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일본계 은행이 만기 연장이나 조건 변경 협의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회사의 구조조정은 난항을 겪을 수 있어서다.
이렇다 보니 롯데케미칼의 트리거는 국내 은행 및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흔들 수 있다. 금융사들은 지급보증·만기 연장·약정 변경을 통해 방화선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과 함께 그룹 내 핵심 취약 고리로는 롯데건설이 함께 꼽힌다. 롯데건설 부문 역시 실적 회복이 더디며 그룹의 유동성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은 A2 수준이다. 신용도가 현재 수준보다 1노치 떨어질 경우 2000억원 규모의 EOD 트리거가 발동된다.
호텔롯데(AA-)도 마찬가지로 신용등급이 한노치 아래인 A+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트리거가 걸린다. 트리거가 발동되는 차입금(회사채, 은행차입금) 규모는 약 9700억원에 달한다.
호텔롯데는 계열에 대한 추가 지원이 발생할 경우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 2023년 롯데건설의 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에 후순위대출(1500억원) 제공, 채권자 등에 이자자금 보충 약정을 체결하는 등 직간접적인 지원 부담을 확대해왔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EOD 옵션이 걸린 회사채, 금융권이 상당하다"면서 "연쇄 트리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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