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력 수급추계위 "ARIMA 모형 타당, 現시점 최선의 추계"

파이낸셜뉴스       2026.01.13 16:52   수정 : 2026.01.13 16:52기사원문
ARIMA 모형, 기술 발전 등 기반 미래수요 산출
코로나19과 의정갈등도 포함, 예측 정확도 높여
"이 같은 추계 방식, 국제적인 흐름과도 부합해"
의료계 "2035년, 의사 1.4만명 과잉 공급" 주장



[파이낸셜뉴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최근 제기된 의사 인력 수급 추계의 방법론 논란과 관련해 “가용한 자료와 합의 가능한 가정 하에서 도출한 현 시점의 최선의 결과”라며 추계 과정의 타당성을 강조했다.추계위는 13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입장을 발표하고, 의료이용량 추계 모형과 데이터 활용 방식, 생산성 가정 등을 둘러싼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 경과를 설명했다.

먼저 의료이용량 추계에 활용된 'ARIMA(자기회귀누적이동평균)' 모형과 관련해 추계위는 “보건의료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시계열 분석 방법”이라며 타당성을 강조했다.

ARIMA 모형은 과거 의료환경, 정책 변화, 기술 발전 등이 반영된 시계열 데이터의 구조를 기반으로 미래 수요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최근 관측치의 영향은 크게 반영하고 과거 정보의 영향은 시간 경과에 따라 점진적으로 감소되는 특성을 가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의정 갈등이 포함된 2020~2024년 데이터를 제외하지 않고 전수 활용한 점에 대해서는 “최근 의료이용 변화와 팬데믹 이후 흐름을 반영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구간을 임의로 제외할 경우 오히려 의료 수요 증가가 과도하게 추정되고 예측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향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데이터 기간을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설정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추계위는 “시계열 분석에서는 예측 기간이 샘플 길이에 비해 과도하게 길어질 경우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며 “2010년 이전 자료를 제외하면 분석에 활용되는 시계열이 지나치게 짧아져 장기 추계의 통계적 신뢰도가 저하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특수 상황이 과도하게 반영돼 장기 의료이용 추세가 왜곡될 우려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입원·외래 업무 조정비 산출과 관련해서는 진료비 정보를 대리지표로 활용한 점을 두고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상대가치점수 활용 방안도 검토됐으나, 자료의 불완전성을 감안해 현 시점에서 가장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진료비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위원 간 합의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의사 생산성 향상과 근로시간 단축 가정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효율 개선과 근무일수 감소를 함께 고려한 복합 시나리오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추계위는 “AI로 절감된 시간이 동일한 강도의 진료량 증가로 즉각 전환되기는 어렵다”며 “생산성 향상 효과는 영역별로 차이가 크고, 현재까지 이를 일반화할 객관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용화된 AI의 효과는 이미 2024년 데이터에 반영돼 있으며, 이후 생산성 향상 가정은 향후 도입될 신기술의 추가 기여분이라는 설명이다.

조성법 시나리오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방법론적 차이를 강조했다. 추계위는 “조성법은 기준연도 의료이용 수준이 유지된다는 정태적 모형으로, 추가 시나리오 적용은 적절하지 않다”며 “반면 ARIMA와 같은 시계열 모형은 동태적 특성을 지녀 기준시점 이후 변화 요인을 시나리오로 분리해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접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OECD가 제시한 국제적 논의 흐름과도 부합한다는 것이 추계위의 설명이다.

의사 수 산정에 'FTE(전일제 환산)' 방식을 적용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보다 정교한 추계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했지만, 이를 일관되게 산출할 수 있는 공식 통계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한된 자료로 FTE를 산출할 경우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어, 비교 가능성과 객관성이 높은 진료비 정보를 대리지표로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FTE 기반 추계와 마이크로 시뮬레이션 기법 도입은 향후 과제로 남겼다.

추계위는 이번 수급추계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전문가 자격 요건을 갖춘 위원들로 구성돼 총 12차례 회의를 거쳐 확정됐으며, 회의록과 자료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 인력 수급 추계의 특성상 미래 의료이용 행태와 기술 발전을 완전하게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전제로, 이번 결과는 현 시점에서 가능한 최선의 추계라는 입장이다.

김태현 추계위원장은 “추계 결과는 여러 전문가 간의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도출된 것으로, 현실적 제약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며 “방법론 고도화와 데이터 구축은 5년 주기 추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원은 '정부 의사인력 수급 추계의 문제점과 대안' 세미나에서 오는 2035년 최대 1만3967명, 2040년 최대 1만7967명의 의사 인력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는 같은 시점에 최대 1만1136명의 의사 부족을 전망한 추계위의 결과와 정반대다.
의협은 실제 근무시간을 반영한 FTE 기준과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을 반영해 추계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정부 추계가 의대 증원을 전제로 한 ‘결론 유도형 분석’이라며, 일본 사례와 비교해 기초 데이터와 현장 조사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설 연휴 이전에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할 방침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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