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중의원 해산 뜻 굳힌 다카이치, '속전속결'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2026.01.14 10:30   수정 : 2026.01.14 16:06기사원문
23일 국회 초두 해산·2월 총선 시나리오
예산 심의 차질 최소화 위한 ‘속전속결 전략’
높은 지지율 기반으로 과반 확보 노림수
중국 변수·외교 일정도 해산 판단에 영향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4일 자민당 간부들에게 오는 23일 소집 예정인 정기국회 개회 직후 중의원을 해산할 방침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의원 선거 투·개표 시기는 다음달 초·중순이 유력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높은 내각 지지율을 등에 업고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를 단행해 여당 의석을 확대하고 적극 재정과 안보 정책 등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2월 8일 투표' 유력..해산부터 투표까지 16일 '사상 최단 기간'


요리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나라현에서 한일 셔틀외교 일정을 마친 뒤 도쿄에 돌아와 저녁께 총리 관저에서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과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 대표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의원 해산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기국회 초기 중의원 해산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언급해 온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에 공식적으로 중의원 해산 의사를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중의원 총선거 일정은 ‘1월 27일 공시, 2월 8일 투표’와 ‘2월 3일 공시, 15일 투표’ 안이 거론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1월 27일 공시, 2월 8일 투표’안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정이 확정된다면 중의원 해산부터 투표일까지 16일로 일본 역사상 최단 기간이 될 전망이다.

중의원 총선거는 이시바 시게루 내각 시절인 지난 2024년 10월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그동안 '경제정책 효과를 국민이 체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조기 해산설에 신중한 입장을 드러내 온 만큼 이번 중의원 해산 결정은 자민당 내에서도 깜짝 소식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속전속결 총선' 이유는 예산 영향 최소화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총선을 '속전속결'로 진행하려는 이유는 2026년도 예산안 심의 일정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예산안은 정기국회 제출 이후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 심의를 거쳐 성립되기까지 통상 2개월 정도 걸린다. 내각은 연금이나 생활보호 등에 필요한 예산이나 공무원 임금 지불에 무리가 없도록 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3월 말까지 예산안을 성립한다.

다카이치 내각은 지난해 12월 26일 122조3092억엔 규모의 2026년도 예산안을 결정했다. 당초 이달 23일 정기국회 소집일에 예산안이 제출될 예정이었지만 중의원이 해산되고 총선거가 실시되면 제출 시기가 미뤄져 연도 내 성립이 어려워진다.

다카이치 내각은 예산안의 연내 통과가 어렵더라도 최대한 빨리 통과시키기 위해 총선 시기를 앞당길 방침이다. 이란 정세 등 긴박해지는 국제 정세를 감안해도 중의원 총선에 따른 정치 공백은 짧을수록 좋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안한 정권 운영 상황' 타개해 정책 추진 가속화


다카이치 총리는 높은 내각 지지율을 바탕으로 이번 총선을 통해 안정적 과반 의석을 확보해 단숨에 국정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집권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중의원 합계 의석은 과반 기준인 233석에 간신히 도달해 있고 참의원에서는 소수 여당으로 정권 운영이 불안하다. 총리가 추진하는 적극 재정이나 정보 수집·분석 능력 강화 정책은 입헌민주당 등 야당 쪽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자민·유신 연립 합의서에는 외국인 토지취득 규제 강화, 구(舊) 성(姓) 통칭 사용의 법제화 등 보수색이 짙은 정책이 포함돼 있고 올해 정기국회를 기한으로 하는 항목도 적지 않아 여야 대립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다카이치 내각 내부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높은 시기에 중의원을 해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2~3월 예산안 심의 국면은 총리·각료의 국회 답변이 늘어나고 야당의 정책 비판·스캔들 추궁 등이 이어져 지지율이 하락하기 쉬운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총선을 더 늦추면 불리해진는 판단이다. 닛케이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3개월 연속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회담도 예정돼 있어 아시아·유럽 주요국과의 연대 강화라는 외교 성과를 총선거 전에 홍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정권 시험하는 중국'에 총선 승리로 대응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해산 의사를 굳힌 배경에는 중국의 대일 강경 기조도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계기로 일중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중국이 일본을 겨냥해 이중목적 품목 수출 금지를 발표했다.

닛케이는 "중국은 (대일 강경책을 통해) 다카이치 내각이 언제까지 계속되는지 파악하려 한다는 분석이 있다"며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장기 정권에 대한 발판을 얻으면 중국도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대응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