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권, 속도보단 방향이 중요"...'국가 책임 범위 전략적 선택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1.14 11:12
수정 : 2026.01.14 10:46기사원문
최종현학술원, 'AI 주권 시대, 대한민국의 선택' 보고서 발간 '찬반 문제 떠나 국가 책임 범위 구체적으로 구분해야" 한국 기회 영역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 제시...'미개척 영역'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중국 중심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대응 속도보다는 대응 방향과 전략 설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른바 AI 주권은 모든 것을 직접 만들겠다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를 국가가 책임지고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인 선택'이 돼야 한다고 것이다.
최종현학술원 과학기술혁신위원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주권 시대, 대한민국의 선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소버린 AI 논쟁이 단순히 국산이냐, 글로벌이냐의 이분법적인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버린 AI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포기하는 선택인지를 냉정하게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소스코드 등을 공공에 개방하는 '오픈소스'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립적이고 개방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글로벌 빅테크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엔 국가 안보 문제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의 '합법적인 해외 데이터 활용 명확화법'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미국 기업의 해외 데이터센터에 저장된 데이터에 대해 접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행정·보건·국방 등 국가 운영의 핵심 데이터를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 탑재할 경우 심각한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비용, 연속성 등 소버린 AI의 리스크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초거대 모델 경쟁은 한 차례의 개발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연산 인프라 확충과 지속적인 고도화, 운영 비용을 장기간 감당해야 하는 소모전에 가까우며, 공공 재원이 전면 투입되는 구조에서는 정권 교체나 정책 기조 변화가 일관성이 요구되는 사업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성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거대 언어 모델(LLM)을 '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분야에 일괄 적용·강제할 경우 과거 액티브X나 공인인증서 사례처럼 'AI 갈라파고스'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찬성'이냐 '반대'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를 국가가 책임지고 통제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행정·안보·공공 데이터와 핵심 인프라처럼 국가 책임이 불가피한 영역과,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나 민간 활용 LLM처럼 글로벌 협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구분해 설계하는 '자립과 연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국의 전략적 기회 영역으로는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시했다. 아직 표준과 기술 경로가 확정되지 않은 미개척 영역이라는 점에서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과 공정 데이터를 동시에 축적한 몇 안 되는 국가라는 측면에서 전략적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AI전략의 마지막 승부처로는 '인재'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AI 인재 10만 양성’과 같은 숫자 중심 목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역할"이라며 "어떤 기능과 책임을 수행할 인재가 필요한지를 먼저 정의하고, 다양한 역할의 인재가 축적·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로 정책의 초점을 옮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산 LLM 만들었다'는 선언, '글로벌에 올라타자'는 선언은 쉽지만, 산업이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수요"라며 "공공 부문이 행정 자동화·국방 시뮬레이션 등에서 적극적 사용자로 참여하는 '최초 수요자(First Buyer)' 역할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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