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이런 일 다 당해" 울산 사립고 성폭행 사건 2차 가해에 사회적 공분
파이낸셜뉴스
2026.01.14 15:16
수정 : 2026.01.14 15:16기사원문
졸업생까지 나서 공개 비판.. SNS 등 커뮤니티 비판 쇄도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한 사립고등학교 50대 간부 교사의 기간제 교사 성폭행 사건이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공분으로 들끓고 있다. 이 학교 졸업생들까지도 입장문을 내고 가해 교사의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14일 이 학교 졸업생들은 입장문을 통해 "졸업생으로서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느낀다"라며 "이번 사건은 권력이 집중된 폐쇄적 학교 운영 구조, 위계적 조직 문화, 약자의 목소리를 지워온 오랜 관행 속에서 예견된 참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기간제 교사는 고용 구조상 문제 제기가 어려운 위치에 놓여 있고, 불균형한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한 성폭력은 개인의 범죄를 넘은 구조적 폭력"이라며 "학교, 학교법인, 감독 기관 모두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졸업생들은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에 대한 즉각적 파면과 엄정한 수사·처벌, 학교의 은폐·축소 시도 여부에 대한 진상 조사, 피해자 보호 조치 이행 상황 공개,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권력형 폭력 예방 시스템 구축, 학교 운영 구조 개편 등을 요구했다.
졸업생들은 "피해자에게 전적인 연대와 지지를 표한다"라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2차 가해, 침묵 강요, 신상 추측, 책임 전가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울산여성연대 등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12일 울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가해를 겪은 일과 가해자의 신속하고 엄중한 처벌 등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들은 학교 측 관리자가 당시 피해를 신고한 교사에게 “학교에 계속 나와라”, “소문 내지 마라”, “여교사 중 이런 일 안 당하고 사는 사람 없다”라는 등의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소식이 언론을 통해 퍼지자 울산지역 맘카페를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립고교 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 학교 예전부터 문제 많았다", "요즘 시대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당하는 일이라니, 그 말 내뱉은 관리자도 같이 처벌하라", "피해 여학생은 없을지 걱정된다"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SNS에서는 해당 고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가해 교사의 수업 영상과 캡처한 사진이 공유되기도 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사건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최근 3년간 해당 학교에서 근무한 교직원 69명 대상으로 지난 9일부터 전수조사를 벌여왔다. 또 학교를 상대로도 특별감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울산여성연대 등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해당 학교의 부장교사 A씨는 지난해 9월 19일 저녁식사 자리에서 기간제 교사 B씨를 성폭력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사적인 식사 자리에서는 술잔이 오갔고, 교장이 먼저 자리를 뜬 뒤 B씨는 A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한 달 뒤인 10월 21일 학교측에 교원 범죄 수사 개시 통보에 따른 직위해제를 권고했다. A씨는 사건 한 달여 만인 11월 1일 직위 해제됐다.
이 과정에서 추가 피해자도 확인됐다. 같은 학교의 기간제 교사 C씨는 2024년 12월부터 A씨에게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피해 교사들은 A씨가 학교재단 이사장의 친인척이고, 위계에 의한 성비위 피해와 2차 가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측은 재단이사장과의 직접적인 친인척 관계는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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