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의료 데이터 강국...'의료 AI DC'로 주권 확보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1.14 16:58   수정 : 2026.01.14 16:08기사원문
한국, 전 국민 건강보험 가입 등 의료 데이터 강국
의료 AI 전용 DC 구축해 소버린 AI 주권 확보해야
강원도 원주 최적화...의료기관·데이터·전력 훌륭
NPU, DC 전력·냉각 비용 늘리는 GPU 대체 가능
정부 "의료 AI DC 구축 지원·NPU 활용 촉진할 것"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빅데이터와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보유한 나라다. 의료 소버린 인공지능(AI) 주권을 확보해 국가 경쟁력을 선도해야 한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AI위원회 위원·경영학과 교수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의료 데이터 통합을 통한 의료 AI 데이터센터(DC) 구축으로 AI 주권 확보'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해 검진 기록이 지속적으로 생성되는데다 국내 대다수 의료기관이 세계적 수준의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보유하고 있는 의료 데이터 강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위원은 "자국 AI 인프라를 구축하면 해외 모델 사용 시 발생하는 관세·수수료·지속적 라이선스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며 "한국 환자군 특성과 진료 데이터에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물리적 거점으로서의 의료 AI 전용 DC 구축이다. 유 위원은 "의료 소버린 AI 구현을 논할 때 알고리즘이나 모델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DC가 없으면 데이터 수집·저장·처리·활용 단계에서 병목이 발생해 주권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DC에 단순히 서버를 두는 것이 아니라 아니라 의료기관과 공공기관에 흩어져 있는 진료기록·영상·생체신호 등을 하나의 저장 및 처리 거점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강원도 원주가 가진 지역적 특성이 의료 AI DC에 최적화돼있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은 "의료 AI DC의 주요 조건은 데이터 밀집도와 정책적 연계성"이라며 "원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주의료원,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 의료기관과 양질의 데이터가 집적돼있어 접근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원주는 이미 99MW 급 전력 공급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추고 있다. 유 위원은 "해당 규모는 단일 DC로는 전국 최고 수준이며 향후 서버 확충이나 AI 모델 학습 증가에 따른 수요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라며 "원주 의료 AI DC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데이터 관리 효율을 극대화하고 기업들의 연구개발(R&D) 비용 절감, 시장진입 기간 단축 등을 도와 연간 2185억원의 직접 편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 AI DC의 전력 효율화를 위해 신경망 처리 장치(NPU)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김진수 퓨리오사AI 사업개발부문 이사는 "의료 스타트업 딥노이드가 갖고 있는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생성 AI와 자사의 NPU 칩 레니게이드(RNGD)와 결합해 현장 실증을 한 결과 NPU가 생성 모델 연산을 효율적으로 가속하며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DC 환경에서는 수천대 GPU 서버가 집적되면서 전력·냉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NPU는 동일한 연산을 더 적은 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퓨리오사AI의 RNGD는 엔비디아 GPU 제품군인 L40S 대비 60% 이상 전력 효율성을 갖고 있으며 비용 측면에서 절반 수준이다.

정부도 우리나라가 의료 분야에 특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DC 구축과 NPU 활용 지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진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정책기획과 과장은 "정부도 의료가 한국이 강점을 갖는 분야이자 가장 폭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에 공감한다"며 "입지 규제 개선을 통해 AI DC 인허가를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의 특별법이 발의돼있다.
국회와 협력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 과장은 "의료 데이터 활용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병원 등 데이터 보유 기관과 수익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함께 하는 협업 체계를 지원할 것"이라며 "미국 사례를 참고해 정부는 신속한 의료 데이터 심의 체계를 통해 원격으로 기업들이 의료 데이터에 접근 및 분석할 수 있도록 촉진하고, 이후 발생하는 수익은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 올해 정부가 초기 수요 창출을 위해 K-NPU 테스트 구축에 160억원 정도 예산을 편성했으며 공공분야에도 국산 NPU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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