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반기지 않는 중수청·공소청법.. 검찰 개혁 해법은?
파이낸셜뉴스
2026.01.14 15:33
수정 : 2026.01.14 15: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검찰청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을 새로 설치하는 정부의 입법예고안이 내홍과 외홍을 동시에 겪고 있다. 여당 일각에서는 "중수청이 제2의 검찰청이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해당 법안 마련에 참여한 자문위원 다수도 정부안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사퇴했다.
입법예고안이 자문단 내 검사 출신 주도로 만들어지면서 '검찰 개혁'이 아닌 '검찰 개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는 입법예고 단계라 언제든 법안 수정이 가능하지만 결국 핵심은 '검찰 기득권 해체'라는 진단이 나온다.
추진단은 총 16명으로 사퇴한 6명의 위원들은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김필성·한동수·장범식·김성진 변호사 등이다. 이들은 "검사 출신 (봉욱) 민정수석이 검찰개혁추진단과 매주 회의를 주재하면서, 검찰 카르텔을 더 공고히 하는 공소청, 중수청법을 마련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또 "중수청 법안은 검찰의 '특수부'를 중수청으로 격상시켜 제2의 검찰청을 만들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중수청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를 4대 범죄로 좁히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논의조차 되지 않은 9대 범죄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인 6대 범죄보다 3개가 늘어난 것이다. 또 다수 위원이 중수청 조직을 수사관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지만 검사와 변호사를 우대하는 이원화 방안이 담겼다고 말했다. 중수청·공소청법안의 핵심은 검찰 권력 개혁인데 개혁의 대상인 검사들이 법안을 만들다 보니 사실상 검찰 기득권을 유지하는 법안이 나왔다는 취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정부의 법안도 많은 숙의 끝에 나왔지만, 부족한 점이 있을 테니 국회에서 차분하게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을 주도해 온 여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정부안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을 건드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안에서는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행 형사사송법 196조에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허용하고 있어 보완수사라는 명목으로 검사의 직접 수사도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검사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중수청에 검사를 이식시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으로 괴물 중수청이 생기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도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넘어가지 않을 경우 대형 로펌 출신들이 '수사사법관' 자리를 채우게 되며 이는 '대형 로펌 중심의 법조 부패 카르텔'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은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중수청 직제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경우 권력형 범죄나 재벌비리 범죄의 대응 역량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중수청 직제를 일원화할 경우 능력있는 수사 검사나 변호사 출신들이 중수청에 지원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검 감찰부장을 역임한 한동수 변호사는 하루 전 한 유튜브 채널에서 "완전한 제도와 법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검찰로 쏠렸던 시계추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중간이 아닌 반대 방향(과격한 개혁)으로 가야 바른 방향을 찾아간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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